성당에 다니며

레지도 단원

by 이름

나는 성당에 다닌다. 성당에 제일 처음 갔을 때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다. 그 때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공세리 성당에 혼자서 버스타고 걸어서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성당에 대해 좋은 기억이 남았었다. 그리고 한참 잊고 지내다 이모가 다니고 있는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레지오까지 하며 열심히 다니고 있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지만 신심이 가득한 신자는 아니다. 그래서 성당에서 얘기를 들으면 참 비겁하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나의 죄가 믿음으로써 없어지고 용서받는다는 게 내게는 참 비겁하게 느껴진다. 한 사람의 목숨바침으로 내 죄가 사라진단다. 나쁜 거 같다. 그 한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최근에 보좌신부님의 영명축일이 되어 오전 10시반에 하는 교중미사에서 신부님이 성가대의 축가와 꽃바구니를 받으셨다. 그 신부님이 사제가 되기 전 마음에 새긴 말이 있다고 해서 읽어보았는데 나도 눈물이 나왔다. '섬기러 왔고 목숨을 바치러 왔다'는 그의 다짐에 미사를 참례하러 온 몇몇 신자들은 울었다.


성가대의 축가가 슬프기도 했고 축하를 받으시는 신부님도 눈물을 흘리시고 그의 다짐이 생각나 나도 울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분을 닮아가는 게 사제라고 한다. 어떤 마음으로 사제가 되었을지 나는 모르겠다. 정말 그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신부님도 자신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며 성령의 힘이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나는 이모의 적극적인 제의로 하기 싫었던 레지오를 한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내가 그렇게 성당에서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레지오를 하면서 성당 사람들을 알게 되고 묵주기도도 드리며 성당의 일을 하다보니 재미도 있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결석없이 열심히 활동할 거 같다.


원래는 집에서 하릴 없이 시간 보내길 잘하는 나인데 성당에 미사를 하러 다니면서 신부님의 좋은 강론을 듣기도 하고 이모랑 레지오수첩에서 배운 묵주기도 드리는 법을 혼자서 하면서 시간을 마냥 허비하지만은 않게 되었다. 세례받고 성당을 초반에 다닐때만 해도 묵주기도 듣기만해도 정말 따분하고 지겨운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기도드리는 것도 재미가 있다.


성당에 다니는 게 꼭 재미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괴롭힘이 있어서 성당에 다니며 기도드려서 그런 일을 물리치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잘 될 지 모르겠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면 기도를 드려서 어느정도 물리쳤다는 얘기도 있어서 믿고 있다.


그리고 이번 달에 할머니의 첫 제사가 있다. 나는 아마 치과 치료 등으로 인해 할머니 제사에 참석하지 못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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