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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써먹을 식량 만들기

라구소스-파스타, 떡볶이, 라자냐

by 페이지 스위머 Feb 04. 2025


결혼할 당시만 해도 할 줄 아는 요리라고는 달걀프라이, 라면, 김치볶음밥이 전부였던 내가 점차 요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아이들의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여보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고집에서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신생아 하나 키우면서 손목도 아프고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해 매일 나사가 하나씩 풀려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던 내가 이유식을 손수 만들어 먹여보겠다고 했던 건 참 미련한 일이다 싶다. 그래도 그 덕분에 이유식-유아식-아이들 반찬 코스에 이어서 지금까지 집밥을 해오고 있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9할이 이유식이었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 반찬을 해주다 보면 어릴 적 친정 엄마가 해줬던 반찬들이 이것저것 생각나 가끔 만들어보며 흉내를 내 본다. 시장 보러 갔다가 제철재료가 눈에 띄면 일단 사서 친정엄마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하면서 얼추 만들어 내는 과정을 거치곤 하는 것이다.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에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 까지도 햄버거 가게나 피자 가게가 없었다. 물론 프랜차이즈 롯땡리아, 맥땡날드같은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도 없었다. 햄버거나 피자가 먹고 싶을 때면 그런 날은 벼르고 기다렸다가 엄마와 오빠와 함께 버스 타고 20-30분은 시내로 나가 옷도 사고 햄버거도 먹고 들어오는 그런 날이었다.

그렇게 어쩌다 방학에나 한 번씩 나가서 먹는 햄버거 피자 맛이 생각나 평소에 먹고 싶다고 말하면 엄마는 직접 만들어주시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차렐라 치즈도 안 파는 동네였는데 친정엄마는 어쩌다 한번 축협이나 농협에 치즈가 들어오면 내게 해주시려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꼬박꼬박 사다가 해주셨던 듯하다.

밀가루 반죽부터 시작해서 만드는 피자는 오븐도 없었던 우리 집에서는 프라이팬에 올려 구워졌다.

다양한 소스나 재료도 없어서 엄마가 만든 피자반죽에 케첩 쓱 발라 소시지, 양파, 콘 옥수수, 피자치즈까지 올려 프라이팬에서 구워주던 투박한 피자맛은 잊히지 않는다. 그러니 스파게티까지는 언감생심 생각도 해본 적 없는 메뉴였던 지라 쉽게 만들어 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먹고 싶은 메뉴를 물어보면 매번 새로운 메뉴가 한 번씩 튀어나온다. 그중 하나는 파스타. 아이들은 크림파스타, 토마토파스타 요즘은 로제파스타까지 종류별로 해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오곤 한다. 참, 너희는 먹고 싶은 거 많아서 좋겠다.

그렇게 10년 넘게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도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며 두고두고 방학마다 한 번씩 만드는 메뉴는 바로 라구 소스이다.


라구소스


재료-
양파, 당근, 마늘, 샐러리(없어서 생략함), 베이컨 (햄대체), 각종야채(냉장고 털어서 파프리카 당첨), 소고기 간 것, 화이트와인, 소금, 후추, 월계수잎, 토마토소스(페이스트, 퓌레, 토마토소스 가능), 버터, 올리브유


모든 재료는 잘게 다져준다모든 재료는 잘게 다져준다

1. 모든 재료는 잘게 다져준다.

이렇게 칼로 모든 재료를 잘게 다지는 기술도 이유식 만들며 터득한 기술이다.

올리브유에 마늘, 양파 먼저 볶아주고 딱딱한 재료 순서대로 당근 샐러리 남은 야채들 그리고 베이컨을 차례로 넣어 볶아준다.



달달달 볶아보세요달달달 볶아보세요


2. 올리브유 넣고 달달달 넉넉히 충분히 볶아준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3. 야채가 어느 정도 익었으면 다짐육 소고기도 넣어 볶아준다.

이때 소금 후추 밑간 해주고 집에 남는 술종류(화이트와인이 정석이지만 소주도 맛술도 오케이) 넣어 잡내를 한번 날려준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4. 볶은 고기, 야채에 버터 한 덩이 넣어서 녹여준다.


5. 토마토소스를 넣고 물도 한 컵 200CC, 월계수잎 2장을 넣어서 뚜껑 닫고 중 약불에서 뭉근히 끓여준다.


6. 가끔 타지 않게 휘저으면서 뭉근히 끓여주면 야채에서 나오는 맛, 고기에서 나오는 맛들도 모두 어우러지는 소스가 완성된다.

덧, 맛이 좀 부족하다면 서양식 만능 다시다, 치킨스톡 한숟가락 추가!


7. 이렇게 만든 소스는 소독한 유리병에 넣어 밀봉하여 보관하면 넉넉히 2주 이상 먹을 수 있다.




스파게티 면에 소스 올려 스파게티 뚝딱!스파게티 면에 소스 올려 스파게티 뚝딱!
활용 레시피



스파게티- 스파게티 면만 삶아 소스 올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만 갈아줘도 이미 양념에 모든 재료가 들어가 있어서 충분! 소스에 해물을 추가해서 넣어줘도 좋아요!


라자냐- 삶은 라자냐 면에 면, 소스, 모차렐라치즈, 면, 소스, 모차렐라치즈 순서대로 켜켜이 담아 180도 오븐에 20분 구워주면 맛있는 라자냐 완성


로제떡볶이 -우유 한 컵 소스 한 컵 넣어 한소끔 끓이고  떡볶이 떡 따로 삶아 넣고 소시지까지 추가해준 뒤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가루 올려주면 완성


볶음밥- 소스에 밥만 볶아줘도 사실된다!



파스타면 모양만 바뀌어도 아이들은 새로워하는 맛이라, 사실 소스만 만들어두면 해줄 요리, 간식은 무궁무진. 오늘도 이렇게 점심 한 끼 파스타로 해주고 나니.

내일은 또 뭘 해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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