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되고 살이 되는 닭칼국수
우리 집 어린이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좋아하는 것 하나가 있는데 그건 바로 닭요리이다. 물에 빠진 닭을 안 좋아하는 애들도 있다는데 우리 집 아이들은 닭곰탕, 닭백수, 달칼국수, 찜닭, 매콤한 닭볶음탕까지 닭으로 만드는 국물요리 종류를 다 좋아하는 편이라 다행이다.
그렇게 하나 좋아하는 반찬 하나가 있다는 것이 믿을만한 구석 하나 가지고 있는 것처럼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반찬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무언가 밥을 하기는 싫은데 외식할 여건이 안 되는 날, 그런 날에 딱 닭백숙이다. 사실 압력 밥솥만 집에 있다면 다른 재료는 하나도 없어도 되는 든든한 메뉴.
한 끼만 먹고 끝내고 싶은 날엔 작은 영계닭 한 마리를 사서 살을 발라 닭곰탕으로 주면 아이들은 밥 한 끼 먹이기 딱이다!
우리 집 김부녀 세명은 모두 다 닭다리를 제일 먼저 집어먹는 다리 파인데 다리를 세 개를 위해 닭을 한 마리 반이나 두 마리씩이나 살 수는 없으니 닭 한 마리에 다리만 추가해 먹거나 닭고기 살을 다 발라 닭다리를 골라 먹지 못하게 하는 방법 등을 쓴다.
마트에서 영계닭을 세일해서 아무것도 반찬 없는 날을 위해 사뒀다. 닭백숙을 할까 하다가 아이들도 방학 내내 먹는 집밥이 조금은 지겨울 수도 있으니, 약간의 재미를 줘본다. 바로 닭칼국수.
밥보다 면을 훨씬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닭백숙보다도 더 반겨주는 메뉴.
요리를 만드는 엄마의 손길이 한두 번 더 갈수록 귀찮기도 하지만 먹는 사람은 즐거워지는 건 사실인듯하다.
닭칼국수 만들기
영계닭 한 마리
마늘 한 줌
삼계탕용 육수팩 1개-필수는 아니지만 넣음
오뚜기 칼국수 건면
호박 1/4개
당근 1/4개
양파 1/4개
파 반대
1. 닭은 목부분 똥꼬 부분 엉덩이 쪽 지방을 제거합니다. 그럼 더 깔끔하고 깨끗한 국물맛을 맛볼 수 있어요.
2. 한번 끓는 물에 생닭을 살짝 데쳐서 버리고 다시 냄비에 깨끗한 물을 냄비에 받아 데친 닭, 육수팩, 마늘을 넣어주세요.
3. 뚜껑을 닫고 20분 이상 앞력추가 올라올 때까지 끓이고 10분 정도 김이 빠지면서 충분히 뜸 들 수 있게 시간을 주세요.
4. 가장 귀찮은 일은 바로 살 발라내기.
삶아진 닭을 구석구석 살을 발라 찢어주세요.
발라낸 살에 소금 후추로 간을 살짝 해주세요.
(매운맛을 원할 경우 고기에 고춧가루 양념도 같이 해주면 좋아요!)
5. 닭을 건저 낸 국물은 호박, 당근, 양파 등 칼국수에 어울리는 원하는 야채를 넣어주고 국물은 액젓과 천일염을 간를 맞춰 주세요
(이때 낙지나 전복을 넣어줘도 좋아요. 그럼 아주 호화롭고 고급진 해삼탕 닭칼국수가 될수 있어요.)
6. 필요한 양의 칼국수를 삶으면 준비 끝!
(마트에서 파는 칼국수들 중에서 저는 오뚜기 건칼국수가 좋더라고요. 생면 종류보다 입에 더 맞았어요)
7. 원하는 양만큼 담아주면 완성입니다!
마지막 터치는 늘 깨 솔솔.
8.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알배추 반포기가 있어서 칼국수와 함께 먹으려고 나만 먹을 겉절이도 조금 무치고. 나만 먹으니 대충 때려 넣고서 매콤한 맛과 간만 맞음 되었다!
tip!!
어설프게 남은 고기와 국물은 찬밥을 넣고서 소금 후추 간을 해서 푹 끓여주면 다음날 아침에 먹을 든든한 닭죽이 완성할 수 있어요. 이렇게 음식 하나로 이틀 동안 두 끼 해결!! 게으른 엄마의 숨은 꼼수.
닭 한 마리 저렴하게 사서 이렇게 냉장고 자투리 야채와 찬밥까지 탈탈 털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밥이 아니라 칼국수라 신나게 두 번 리필해서 먹었다. 뿌듯하긴 한데.
내일은 뭘 해주지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