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8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드디어, FINALLY, 개학맞이.

개학 전 마지막 힘을 내다오. 전복죽

by 페이지 스위머 Mar 03. 2025

드디어 내일이면 개학이다.

두 달간 초등학생인 두 아이와 함께 지내는 첫 기나긴 겨울방학은 생각보다 길었고 생각보다 힘들었다. 큰 어린이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준비할 것도 많고, 신경 쓸 일도 많고 긴장되는 일도 많다. 거기에 사춘기가 오렸는지 아이와 부딪히는 일은 잦았고, 그래서 더욱이나 내 인내심을 붙잡고 있기가 힘들었다.

작은 어린이는 겨울방학을 시작하자마자 발목 골절이 생겨 깁스를 하는 바람에 24시간 함께 어디든 동행해서 수발을 들어줘야 했다. 100미터 움직이기도 힘들어 직접 안거나 태워 이동해줘야 했고, 방학 내내 셔틀을 타지 못하니 데려다주고 기다리고 데리고 오는 일상이 두 달 내내 나의 반복된 일상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비중 어린이도 같이 겨울방학 내내 가족여행도 못 가고, 짜증만 늘어가고 그걸 보는 내 모습도 짜증이 덩달아 났다. 


그런 나의 유일한 탈출 방법은 오직  "밥이나 하자. 뭐라도 해먹이자." 

그렇게 시작한 돌밥돌격대 연재였다. 밥 열심히 해주는 엄마가 이번 겨울방학 동안 엄마인 나의 미션 아닌 미션이라고 할까!




큰 아이를 처음 임신했을 때, 젊고 어리고 잘 모르는 초보 엄마이던 시절. 어른들 말씀에 이건 안 좋다더라. 이걸 먹으라더라. 이건 아기가 어떻게 된다더라. 더라더라 하는 카더라 정보를 모두 다 믿었다. 모든 게 처음이었던 나도 혹시나 마음에 '그래 안 하는 게 좋지, 좋다는 것만 하는 게 좋지' 싶어서 이것저것 빼다 보니 막상 내가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과 먹을 수 있는 것 중에 상충하는 것을 고르는 게 가장 어려웠다. 하루에 3-4잔 마시던 커피도 아이 얼굴 까매질까 봐 6개월까지는 끊고 살았으니 얼마나 극성맞은 예비엄마였나. 


그 와중에 주변에서 다들 엄마와 아기에게 좋다고 추천하던 음식이 전복이었다. 남편은 그때부터 아기에게 좋다고 하니 전복을 주기적으로 사주기 시작했다. 큰아이도 뱃속에서 먹어서인지 가끔 뜬금없이 어느 순간 전복을 먹고 싶다고 할 때마다 해주는 메뉴는 버터전복구이, 아니면 전복죽!



전복을 사자마자 신선하게 배송받으면 전복을 구워 반찬으로 주고

몇 마리 냉동해서 잘 쟁여뒀다가 아침에 한 번씩 해준다.


전복죽 만들기


재료

전복 5마리(양은 각자 원하는 만큼)

버터 

간장

맛술

소금

찬밥 3 공기

물 500ML



브런치 글 이미지 1


1. 전복은 솔을 이용해 깨끗이 위아래 부분 닦아주세요.

전복 살 부분은 물론이고, 껍질 부분에 붙은 이물질까지 깨끗하게 잘 닦아줍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2. 밧드나 그릇에 깨끗한 전복을 담아서 팔팔 끓인 뜨거운 물을 부어서 30초간 살짝 담가주세요.

껍질과 내장 부분이 아래로 가게 사진과 같이 전복에 뜨거운 물을 담가주세요.


브런치 글 이미지 3


3. 살짝 데친 전복을 꺼내 껍질과 전복살 사이를 숟가락을  살살 분리해 주면 쉽게 똑 떨어져요!


브런치 글 이미지 4

 

4. 전복 한쪽에 붙은 입을 떼어내 주세요. 입에 붙어있는 긴 실 같은 부분까지 함께 떼어내 주세요.


브런치 글 이미지 5


5. 전복에서 내장 부분마저 떼어내어 손질이 마무리해 주세요! 살, 내장, 입 분리 끝! 


브런치 글 이미지 6
브런치 글 이미지 7


6. 전복 내장은 따로 모아서 믹서기에 넣고 물 100ML, 간장 2T, 맛술 2T를 넣어 갈아줍니다. 내장까지 넣어 끓이는 전복죽!


브런치 글 이미지 8


7. 전복을 볼록 나온 부분에 칼집을 한번 내어 한입 크기로 잘라주세요.


브런치 글 이미지 9


8. 전복죽 끓일 적당한 냄비를 꺼내서 버터와 전복을 넣어 볶아줍니다.

적당히 익은 전복을 따로 꺼내 덜어주세요.


브런치 글 이미지 10


9. 전복을 볶아 덜어낸 냄비에 그대로 찬밥과 양념해 둔 간 내장, 그리고 물을 넣어주세요.

물은 500ML라고 썼지만 더 필요할 수도 있고 덜 필요할 수도 있어요. 밥이 타지 않고 잘 퍼질 때까지 물을 넉넉히 넣어가며 계속 끓여주세요.

브런치 글 이미지 11



10. 쌀알이 흐물흐물하게 퍼지고 적당히 촉촉한 상태에 죽이 되면 완성입니다. 쌀이 계속 물을 머금기 때문에 물이 많은 것 같아도 금세 다시 사라져 버려요!


11. 마지막에 제일 중요한 점은 깨!! 예요. 깨를 절구에 팍팍 갈아서 고소하고 고운 입자로 만들어둔 다음

전복죽을 담고, 버터에 구운 전복을 올리고, 깨를 소복이 올리면 끝입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2


12. 이렇게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바퀴 휘리릭 둘러주세요! (김가루는 취향껏 선택하세요!)

고소하고 부드럽고 전복의 식감이 살아있는 전복죽이 완성! 아이들도 잘 먹고 어른들도 김치나 장아찌, 무생채와 간단히 먹어도 너무 든든하고 고소하고 몸보신되는 메뉴 완성이에요.




내일 드디어 방학이 끝난다.

아이들이 전복죽 한 그릇씩 먹고 새로운 중학교에서도 새로운 반에서도 잘 적응하고 기운 내는 하루를 만들고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이제야 스멀스멀 드는 것이 개학이 실감 나네!

그런 의미에서 내일도 힘나는 맛있는걸 뭐 해주지.

월요일 연재
이전 05화 4980원짜리 보약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