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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시연 Oct 24. 2022

10. 모방을 활용하는 방법.

모방, 분석, 응용.

나는 쿠팡에 투자했다. 이 말은 사실 아마존에 투자했다는 말이다.


이 이상한 문장은 설명이 필요하다.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이 분명히 그랬던 사실을 나는 기억한다.


보통 주식이 상장되면 처음엔 비싼 가격에 거래 된다. 대다수의 주식이 이런 패턴을 보인다. 


쿠팡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장은 엄청난 상승을 유지하고 있었고, 쿠팡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뜨거웠다. 쿠팡은 애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금액에 상장했고, 연일 높은 가격을 갱신하며 치솟았다.


하지만 그런 달콤한 기간이 지나자 많은 주식들이 그러는 것처럼, 쿠팡의 주가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쿠팡은 폭락에 가까운 하락을 보였다는 것이다.


쿠팡 장중 최고가는 69달러였다. 장이 끝날 때는 49달러의 가격으로 멈췄다. 이후 쿠팡은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하기만 했다. 


이 기간에 시장엔 안 좋은 소문이 들리고, 쿠팡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와 언급. 그리고 적자에 관한 이야기가 자꾸만 언급되었다.


여기에 악재가 겹친다. 뜨거웠던 시장이 폭락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중에 푼 돈은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고, 이 거품들이 꺼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악재가 겹친다. 코로나 재유행과 전쟁의 조짐. 곡물 가격 급등, 원유, 천연가스 문제...


역사는 또 반복되려 하고 있다.


쿠팡은 저점을 찍었다.  저점을 찍을 때마다 언론은 보도했다. 40달러, 30달러, 20달러, 10달러...

사람들은 쿠팡 주식을 산 사람들을 비웃었다.


이때 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쿠팡의 현재 가치가 어느 정도 인지와 미래에 쿠팡이 어디까지 성장할지를 예상한 것이다.


쿠팡은 수익이 나지 않는 회사다. 주당순이익이 없다. 적자 기업이다. 하지만 언젠가 규모의 경제로 적자를 해소하고 한국에서 절대 강자 중 하나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쿠팡의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졌고 바닥이 어딘지 예상할 수 없었다. 나는 확실히 기다리고 싶었다. 계속해서 기다렸고 쿠팡 주가는 정말 미친듯이 떨어졌다. 내가 확실한 저점이라고 생각한 10달러 내외에 있을 때, 나는 쿠팡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내 행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쿠팡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주가가 떨어졌다. 8~9달러 대로 쿠팡 주가는 움직이기도 했다. 바닥 밑에는 지하가 있었다.


하루만 늦게 행동 했어도 이득을 보았을 테지만 이런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나는 미래를 보고 쿠팡에 투자한 것이다. 지금의 1~2달러는 크지 않다.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시장은 거품이 가라앉는 기간이다. 덩달아 뜨겁게 달아오른 모든 주식들이 차가운 물에 담겨 식어가고 있다. 앞으로 더 온도가 내려갈지도 모른다. 이런 순환은 밤하늘의 별이 움직이는 것처럼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지금 당장 요동치는 주가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마음을 다스리려 하는 것이다.


쿠팡은 미국의 아마존이라는 기업을 완전히 모방했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배송을 하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고객을 모으고 더 많은 물건을 들여오고 더 많은 물건을 배송하고 더 많은 고객를 모은다. 계속 반복...


쿠팡은 아마존이 했던 플라이 휠 전략을 그대로 따라했다. 계속해서 선순환 하는 바퀴를 만드는 것이다. 빠른 배송으로 고객을 모으고 물건을 더 늘리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벌어들인 돈을 다시 투자하고...


아마존의 락인 전략인 컨텐츠를 제공하거나 배달 사업에도 진출했다. 쿠팡플레이와 쿠팡잇츠는 쿠팡 앱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쿠팡은 자신들의 노하우로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 사업에 진출했다. 또 여러 가지 사업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엔 강력한 혜택을 주고 사용자들에게 홍보를 한다. 이것은 엄청난 적자로 이어진다. 하지만 쿠팡은 이익을 남기려 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매출을 늘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전략은 아마존이 했던 전략이다. 


폭발적인 매출 상승은 다음 사업으로 이어진다.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 돈은 모두 물류 센터에 투자하거나 신 사업에 진출하는 데 쓴다. 나는 쿠팡이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거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당장에 이익이 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쿠팡의 주가를 상승시키리라 생각한다. 동시에 아마존이 했던 길을 그대로 걸으려 하고 있다. 물류 센터에 투자를 거듭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물류 배송에서 만들어진 택배 물량을 자신들의 사업으로 전환시킨다. 


지금 아마존은 미국에서 물류업을 하고 있다. 과거에 아마존은 배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객들의 항의로 곤혹을 치뤘었다. 이를 계기로 물류업에 진출했고 지금은 업계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자신들의 물류를 직접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진 택배로 보냈던 물량을 자신들이 직접 배송하기로 했다. 이는 아마존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가리라고 확언하는 셈이다. 미국의 아마존이 했던 여러 전략들은 한국의 아마존인 쿠팡이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 안 따라할 이유가 없다. 아마존이 스스로 부딪히며 성장했던 것들을 쿠팡은 빠르게 모방할 수 있다. 쿠팡은 모방을 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의 모습이다.


쿠팡은 자체 물류 센터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다. 물류 센터를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가장 먼저 쓴 곳은 바로 한국에 물류 센터를 추가로 짓는 것이었다. 이는 사람들을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일정한 범위 내에 모두 위치하게 만든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쿠팡의 배송 편의성으로 이어지고, 고객 증가와 고객이 계속 쿠팡을 쓰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쿠팡은 단기간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 회사이므로 적자를 보더라도 엄청난 돈을 물류 센터에 들이부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론을 신경 쓴 듯 적자를 감소 시키는데에도 노력을 기했다. 로켓프레시나 물류 효율 개선을 통해 적자 폭을 감소시켰다. 조정 EBITDA는 흑자로 돌아섰다는 말이 언론을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기사는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쿠팡은 당장 큰 순이익이 나지 않지만 흑자가 돌아섰다는 기사가 사람들을 움직였다. 왜냐하면 쿠팡이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된다면 얼마만큼의 성장을 할 지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상반기에 쿠팡과 네이버는 각각 17.6%와 18.2%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 지표는 1년이 지나자마자 역전됐다. 업계 1위 네이버는 왕좌를 내주게 되었다.


2022년 상반기에 쿠팡은 20.8%로 네이버의 20%보다 높아졌다. 

1년 동안 쿠팡은 3.2% 증가했고, 네이버는 1.8% 증가했다.


얼마 차이가 안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차이는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

1년 전만해도 쿠팡과 네이버의 차이는 뚜렷해 보였다.

네이버쇼핑이 훨씬 저렴한 가격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쿠팡과 네이버의 가격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쿠팡이 규모의 경제를 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처음엔 빠른 배송으로만 사람들을 끌어당겼지만 이제는 제품의 가격으로도 경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네이버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는다. 최저가 정책과 회원권 포인트 적립으로 네이버만의 경제적 해자를 만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편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 만족에 관한 연구 결과들도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고객들을 편하게 해주어라. 가장 어렵지만 효과적이다.



승자가 누가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나는 네이버가 쿠팡과 같은 승자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40~41% 정도이다. 이것만 가지고도 많은 사업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사업도 진출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반독점 문제도 있기 때문에 너무 높은 점유율은 법적인 견제를 당할 수도 있다.

 

또 정보는 돈이 된다. 정보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사업의 진출과 기존 사업의 효율화도 가능하다. 


플랫폼에 사람들이 모이면 이 역시 광고 수익으로 이어진다. 사람을 모으면 정말 많은 것들을 할 수가 있게 된다.



쿠팡의 현재 점유율은 약 21% 정도이다. 나는 이 점유율이 계속 오를 거라고 예상한다. 이는 쿠팡이 가지는 물류 센터가 경제적 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편의성이 또한 경제적 해자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이 했던 전략처럼, 쿠팡의 회원권 구독(와우)도 경제적 해자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모으고 그 플랫폼에 고정시키고 계속 사용하게 만든다. 고객과 제품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물류와 서비스가 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조차 고객이 된다.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쿠팡이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를 좋아하게 되고 쓰는 게 이득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런 행위들은 쿠팡에 사람들이 계속 머무를 수 밖에 없는 락인 효과를 발휘한다. 많은 사람들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체브랜드상품, 배송, 물류, 신선식품, 결제, 배달, 관광, 예약...


앞으로도 계속 사업은 확대되고, 새로운 사업이 쿠팡이라는 이름을 달고 생길 것이다. 내가 틀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확신하고 있다.


모방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거름이 된다. 비슷한 일들을 항상 반복되어 나타난다. 뛰어난 기업들도 누군가를 모방했고 훔쳤다. 애플도, 아마존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아마존도, 구글도, 메타도, 삼성도, 나이키도 누군가를 보고 배웠다. 처음에 작은 회사이기도 했고, 경쟁사기이도 했으며, 때론 동료이기도 했다. 좋은 것들을 베끼고 훔치며 협박하기도 했다. 그래도 안되면 거금을 들여 통째로 한 회사를 사버리기도 했다. 거대한 기업,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많은 회사들이 기존의 회사들을 보고 따라한다는 사실을. 모방은 창조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재료다. 보고, 배우고, 응용해야 한다. 



틀린다면 무언가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승리했던 전략에서 무언가를 배웠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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