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함께 1학년이 되었습니다

Prologue

by 마마뮤

지난해 12월 아이의 취학 통지서를 받아 들고 마음이 많이 술렁였습니다. 언제까지나 내 손이 닿아야만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아기가 이제 학교에 가고,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다는 사실이 현실처럼 바로 와닿지가 않았거든요.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닥치면 알아서 잘한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 마음속에는 항상 '물가에 내놓은 아이'라는 불안감을 잔뜩 껴안고는 안절부절못하곤 해요.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올지 사실 모두 막연하다 보니 밑도 끝도 없이 실체도 없는 걱정만 마음 한편에 꼭 껴안고 지내던 중 부지불식간에 3월이 다가왔고 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등굣길에 올랐습니다.


딸아이가 워낙 키도 크고 등치도 초등학교 3학년쯤은 되게끔 보이는지라, 가방을 메고 가는 모습이 딱히 안쓰러울 정도는 아니었어요.(웃음) 그러나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내내 마음이 참 몰캉몰캉 떨리더군요. 더구나 제가 졸업한 학교에 딸아이를 데리고 걸어가던 첫날 아침의 느낌은 참으로 특별했습니다.

새로운 상황을 맞이해야 하는 아이 역시도 약간의 걱정을 내비쳤지만, 저는 그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격에 혼자 북받쳐 있었던 것 같아요.


교문 앞에서 꼭 안아주며 재미나게 잘 보내라고 얘기해주고 인사를 나눴는데, 준비물이 잔뜩 들은 가방을 들고 뒤돌아 교문을 향하는 아이의 모습에 혼자 코끝이 시큰해짐을 느꼈습니다. 제법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는 게 그렇게도 기특하더라고요.


저는 매일 아이의 등굣길과 하굣길을 함께 합니다. 사실 제가 어릴 때와는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저학년 아이들은 꼭 엄마나 아빠가 동행하거든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이후로 사실상 엄마인 제게는 개인 시간이 훨씬 더 줄어 들었어요.

사실 언제까지 이렇게 등하교를 함께 해줘야 하나 까마득하다는 푸념도 나옵니다.


그런데,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다시금 생각을 해봤습니다. 친구 좋다고 엄마 손 놔버리고 혼자 다니기까지가 사실상 그리 오랜 시간이 남지 않았더라고요. 학교를 오가는 시간은 하루 중 아주 잠깐씩이지만, 그렇게 나란히 아이와 함께 걸어가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잠깐씩이라도 더 재미난 기억들을 쌓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날엔 같이 카페에 가서 맛있는 걸 사주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료수를 사주며 학교 생활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해요. 아마도 나중에 아이는 엄마와의 짧은 데이트들을 문득문득 기억해주겠죠.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면 엄마는 더 힘들다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실제 그 힘듦을 맞닥뜨리기도 전에 저는 이미 마음으로 힘들자고 작정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지도 않은 상황을 두고 부정적인 마음 가짐부터 장착하다니요. 사실 아이의 일상에 나를 오롯이 대입시켜야 하다 보니, 엄마는 다시금 자신을 조금 지워야 하는 시기임에는 분명해 보이네요.

그러나 한 끗 차이로 생각을 전환하니 지금이 너무 소중하고 귀하게 다가옵니다. 언젠가는 훌쩍 자라 독립적인 성인이 되어 제 곁을 떠나는 날도 오겠죠.

그러니 엄마 좋다며 재잘대는 지금이 얼마나 좋은 날들인가요.


생각을 바꾸고 소중하게 하루하루를 바라보니, 매일 아이의 변화를 발견하는 것도 흥미롭고, 그렇게 자라 가는 모습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기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도 아니고, 그저 지금의 소중함을 잡아두고 싶어서입니다.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돌이켜 볼 때 지금의 기록들이 생생하게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분명 그로 인해 행복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에요.


엄마도 아이와 함께 1학년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엄마인 저도 함께 자랍니다.

이제부터 우리의 성장을 하나씩 담아보려고 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