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추’오늘 만남에서 추구하는 것은?
“사소한 만남도 의식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시간으로 사라진다.”
우리는 종종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
퇴근하려는데, “이 과장 퇴근하나? 술 한잔할까?” 팀장님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저녁 약속이 잡혔다. ‘그냥 술 동무가 필요하신 거겠지’ 생각하며 별 의미 없이 자리에 앉았다. 그날따라 주말 캠핑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 상사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술이 한잔 들어가자 기분이 좋아져 내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어느새 상사는 관심도 없는 캠핑 장비 이야기를 열을 올려 얘기하고 있었다. 다음 날 출근길, 목도 아파오고 왠지 모를 찜찜함이 남았다. ‘너무 내 얘기만 한 것 같은데,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고객과의 약속이 잡혔다.
어쩔 수 없이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로 급하게 만났다. 번잡한 회사 주변에서 식당을 들어가려니 줄이 너무 길다. 손님을 모시고 갈만한 적당한 장소를 검색하느라 계속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고객이 오해할 수 있겠다 싶지만 어쩔 수가 없다. 겨우 들어간 장소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곳이었다. 데이트하는 젊은 연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고객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급하게 잡힌 약속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오히려 약속을 미루더라도 준비를 하고 만났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우리는 종종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
이런 순간들이 단순한 실수일까?
성인이 된 우리는 웬만한 만남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허락할 수 없는 나이에 있다.
각자의 시간은 소중하고, 사람과의 관계는 더 소중하다. 그렇기에 모든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남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의미 있는 만남과 의미 없는 만남.
만남은 당신의 말과 태도로 그 의미가 결정된다. 의식해 노력하지 않은 만남은 결국 후회만 남긴다.
우리는 누군가와의 만남을 앞두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이 관계에 대한 예의다.
만남의 성격에 따라 상대방의 안부를 미리 떠올려보고, 오늘 어떤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지, 상대가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에 기분이 좋아질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 작은 준비의 흔적이 대화에서 진심으로 묻어 나온다.
물론 동네 친구처럼 편안한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면 다르다. 삶의 고됨을 잠시 잊고 마음을 풀어놓아도 좋다. 하지만, 이런 관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만남에서는 조금이라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당신이 만들어가는 관계에 대한 존중이자 예의다.
만남 전에 ‘오늘 만남에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잠깐이라도 떠올려보자.
상사와의 자리라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직장에서의 나의 이미지와 태도를 갖춘 상태로 만남을 가져야 한다. 업무와 관련된 긍정적인 소통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적극적이고 신뢰감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급하게 잡힌 고객과의 만남이라도 단 10분이라도 목적에 맞게 환경을 준비하고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할 내용들을 머릿속에 정리를 한 후 만남을 가져야 했다.
만남을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면, 작은 준비라도 시간을 들이자.
그게 바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고, 당신의 만남이 더 깊어지는 방법이다.
오늘 만남에서 나는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단순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이 질문이 만남을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준비된 마음으로 만남에 임할 때, 당신의 말과 태도, 심지어 표정까지도 달라질 것이다.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만남으로 바뀔 것이다.
목적 없는 만남은 방향을 잃는다
사람들은 종종 만남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 기대는 종종 오해와 어색함으로 끝난다. 목적이 없는 만남은 방향을 잃고, 흐릿한 대화와 산만한 시간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무 생각 없이 나간 자리에서 서로의 말이 어긋나고,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고, 때로는 의도치 않게 상대를 상처 입힐 수도 있다.
반대로, 목적이 분명한 만남은 에너지가 집중된다. 무의미한 말들이 사라지고, 진정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내가 원하는 목표가 분명할 때, 대화의 초점이 잡히고, 상대방의 반응을 더 잘 읽어낼 수 있다. 상대의 말속에 숨겨진 감정을 이해하고, 내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상대와의 관계를 깊이 있게 만들고 싶은가? 아니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싶은가? 단순히 좋은 시간을 보내며 웃고 싶다면 그 자체로도 목적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만남을 앞두고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오늘 만남에서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 하나가 당신의 대화를 선명하게 한다. 마음의 방향을 정하고 만남에 임하면,
당신의 표정이 달라지고, 말의 온도가 달라지며, 분위기 전체가 달라진다.
그렇게 평범한 자리가 의미 있는 순간으로 바뀌고, 상대방의 마음도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열린다.
만남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것이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라.
이 단순한 물음이 당신의 말에 품격을 더하고, 만남을 기억될 시간으로 바꿔줄 것이다.
당신이 준비한 만큼, 대화는 깊어진다.
그리고 깊어진 대화는 사람의 마음을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