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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Nov 29. 2023

위앙종의 비밀:  
위산 영우 선사와 법해 스님

Secret of Wei Yang: Chan Master Wei Shan

대승불교에는 방대하고 다양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좌선 또는 명상을 주종목으로 택한 곳이 바로 선종입니다. 그리고 선종은 과거 대선지식들의 가르치는 방식에 따라서 다섯 갈레로 나뉩니다. 이를 선종오가(禪宗五家)라 부르며, 위앙종(潙仰宗), 임제종(臨濟宗), 조동종(曹洞宗), 법안종(法眼宗), 운문종(雲門宗)이 그것입니다. 

Mahayana Buddhism has a vast and diverse set of teachings. Among them, Chan (or Seon) Buddhism is where the main focus is sitting in Chan or meditation. And Chan Buddhism is divided into five schools(or houses) according to the teaching styles of past patriarchs. This is called the five houses of Chan(禪宗五家) and these are WeiYang(潙仰宗), Linjin(臨濟宗), Caodong(曹洞宗), Fayan(法眼宗), Yunmen(雲門宗).

https://en.wikipedia.org/wiki/Five_Houses_of_Ch%C3%A1n

그중 위앙종이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위앙종의 스승은 제자에게 온후하고, 자상하다고 말합니다.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버지와 자식처럼 친근하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한 단면만을 보고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이 실제로 위앙종의 가풍에 몸담고 오랫동안 수련한 것도 아니며, 설사 그랬다 하더라도 본인이 위앙종의 가풍으로 제자들을 지도하고 그 수준으로 이끌 수 없다면, 그런 설명이 맞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Among them, WeiYang is the oldest. Some say that WeiYang's teachers are more gentle and caring to their disciples. Or the teacher and disciple are very close as if they were the father and the son. But this seems to be just some aspects evaluated by outsiders. If you haven't actually practiced in the traditions of the WeiYang for a long time, and even if you did, you'll need to think again. If you can't guide your disciples and lead them to that teacher's level, then you will need to question yourself if that explanation is credible. 

*위앙종이란? 남종선의 회양(懷讓, 677~744)의 계통에 백장회해(百丈懷海, 749~814)가 선원에서 집단생활의 규범이 되는-후대에 ‘백장청규(百丈淸規)’라고 불린- 청규(淸規)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계통에서 임제의현(臨濟義玄, ?~867)을 시조로 하는 임제종과 위산영우(潙山靈祐, 771~853)와 앙산혜적(仰山慧寂, 815~891)의 두 선승을 시조로 하는 위앙종(潙仰宗)이 성립했다.
위산영우(潙山靈祐, 771~853).

저는 미국 위앙종의 가풍 속에서 선 명상을 시작했고, 출가했지만, 확신을 갖고 위앙종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화 스님이 다른 제자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어떻게 가르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핏 보아도 각 제자마다 훈련하는 방법이 달라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가 겪는 경험을 관찰할 뿐이지, 실제로 가르침이 내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I started Chan meditation in the tradition of the American WeiYang sect, and joined the sangha in this tradition. however, I don't feel that my small understanding of it is any better. This is because I don't know how my master, Master Yonghua treats or teach others. Each and everyone has different ways of being trained here. Besides, we only can observe what others are experiencing but we don't really know what's going on inside their minds. We don't know how the training really affects them.

하지만 위앙종에 대해서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위앙종을 창시한 위산영우선사의 일화를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도 스승과 제자 사이가 늘 친근하지만은 않다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But I will still introduce an anedote of Chan Master Wei Shan because so many people wonder about WeiYang school. At least in this story, you will see the teacher and disciple are not that close!


위산 영우 선사와 법해 스님

Chan Master Lingyou Wei Shan & Venerable Fa Hai

중국 당나라 때 배휴 승상은 출가가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승상이라는 책임이 있어서 직접 출가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신 아들을 당시 선지식으로 알려진 위산 선사의 도량으로 보내서 출가시켰습니다. 그 아들은 한림학사(학자)였는데, 지금으로 치면 국가 최고 대학교 졸업생이었다는 뜻입니다. 

Elder Master Wei Shan once said, “An old monk in meditation is worth ten thousand taels of gold.” Prime Minister Pei Xiu knew that entering monastic life was good, but due to his position as premier, he could not leave the home-life. Instead, he built a great monastery that could accommodate two thousand monks cultivating together.

위산 스님은 이 젊은이에게 "법해"라는 이름을 줬습니다. 아마도 뛰어난 학자이면서, 승상의 아들이라면 뛰어난 지식과 능력, 인맥을 갖췄을 겁니다. 하지만 위산 스님은 그런 젊은이에게 큰 업무를 맡기거나 도량을 책임지게 하는 대신 매일 도량에 물을 길어오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위산 스님의 도량에는 수천 명의 스님이 살고 있었고, 그래서 물 긷는 일은 매우 힘든 노동이었을 겁니다. 그때 그곳엔 상수도가 없었기 때문에 우물까지 걸어가서 물을 통에 담아서 어깨에 지고 와야 했습니다. 법해 스님은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대중이 새벽 예불하는 시간까지 물을 길었습니다. 그리고 온종일 그것만 했습니다. 하지만 도량에 사는 사람들은 산에서 내려가 물을 들고 올라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물을 낭비합니다. 법해 스님은 그런 곳에서 3년간 물만 길었습니다.

At that time, many monastics heard of the new Way-place at Hunan and flocked there to draw near and learn from Elder Master Lingyou of Wei Shan, who taught Chan meditation and gave talks on the precepts and the Vinaya everyday. Prime Minster Pei Xiu, knowing that he was not destined for monkhood, sent his son to the monastery to become a monk. This son was a Hanlin scholar, a graduate of the country’s highest institution of learning. Venerable Master Wei Shan, observing that this Hanlin scholar had come to enter monastic life, named him Fa Hai and assigned him to fetch water. At that time, there were often a few thousand occupants at the monastery and this job was not easy. There was no tap water and water had to be drawn from the wells from morning until night without stop. Fa Hai woke up at three o’clock in the morning, and while the Great Assembly was doing the morning recitation, he had already started fetching water. He fetched water like this for several years and did not do any other tasks. 

생각해 보십시오. 법해 스님은 똑똑하고, 교육도 잘 받았는데, 아무런 지침도 없었습니다. 불경을 읽는다거나 좌선을 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냥 일만 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나요? 한국에서는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보아서 그게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정말 당신에게 닥친 일이라면 그렇게 쉬울까요? 뛰어난 학자의 신분으로 그런 어려운 일을 한다면 억울하다 느낄 수 있을 텐데, 법해 스님은 한 번도 불평이나 원망 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He did not even attend any sutra chanting or meditation session. Being a Hanlin scholar, fetching water for the Great Assembly might have seemed unfair to him. If you were him, would you be able to do this job? In Korea, you may have heard many stories of good monks so maybe you think this is not so extraordinary. But if this situation happened to you, can you really do it?

위산 스님은 심지어 3년간 그에게 말도 안 걸었습니다. 법해 스님은 불평 없이 밤낮으로 일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만두지 않았을까요? '너는 물을 길어라'가 유일한 지침이었습니다. 이것이 그에게 내려진 유일한 가르침이었던 겁니다. 그러니 법해 스님은 보통은 아닙니다.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선(禪)의 정신입니다. 

Master Wei Shan didn't even talk to him for 3 years. but he never complained and just did his best. Why is that he didn't walk away? 'You fetch the water' was the only instruction. This was the only teaching you received. Therefore, Venerable Fa Hai is no ordinary monk. He didn't quit. This is the spirit of Chan.

여러분이 선 수행을 진지하게 여긴다면 편안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십시오. 훌륭한 선지식을 만나서 수행할 기회가 있다면, 위산 선사가 법해 스님에게 준 지침처럼, 우리에게도 하기 힘든 걸 시킬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어려운 과제에 매달려야 합니다. 그것이 어렵고 번뇌로워도 그만두면 안 되는 겁니다. 그만두지 않고 어려운 숙제를 계속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 번뇌를 내려놓아야 하는 겁니다. 번뇌를 버리지 않으면 그 일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수행입니다!

If you are serious about Chan, you must be scared of being comfortable. If you ever have a chance to meet a good knowing advisor, just like Master Wei Shan gave an instruction to Venerable Fa Hai, he will tell you to do something very difficult to you. Then you must hang on to the assignment. Although your assignment is so difficult, you can't quit. If you want to continue to do your assignment, you have no choice but drop your afflictions. If you don't let go of your afflictions, you can't continue to do your assignment. That is cultivation. 

그러던 어느 날 법해 스님은 여가가 좀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른 스님들은 뭘 하는지 호기심이 생겨 몰래 선당으로 갔습니다. 가서 보니 스님들이 선당에 앉아 있는데, 어떤 스님은 머리를 숙이고 잠자고 있었고, 어떤 스님은 눈을 뜨고 두리번거렸습니다.

One day, it so happened that he had some free time. As he had never known what sort of lessons the monks actually studied, he sneaked into the Chan Hall and took a peek. He saw some monks sitting in an upright posture, and some sitting with their heads lowered, snoring in their sleep. Others had their eyes open and were looking around. 

그때 법해 스님은 생각했습니다.

Fa Hai thought, 

‘나는 이렇게 물 긷는 힘든 노동을 하고 있는데, 여기 스님들은 낮잠이나 자고, 딴짓을 하네. 저런 스님들을 위해서 이렇게 일하고 있다니.’

“I carry water everyday, working myself to exhaustion and here they are, some sleeping while sitting and others looking around with their eyes wide open. How can these monks be worthy of my offering?!” 

그래서 법해 스님은 원망하는 마음을 품게 됐습니다. 아마 법해 스님은 처음 물을 긷기 시작했을 때에도 마음속에서 온종일 불평했을 겁니다.

So he complained in his heart. Well maybe Venerable Fa Hai complained in his mind when he first started.

‘나는 승상의 아들이야. 학자야 그런데 온종일 물을 길어. 다른 사람들은 앉아서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아, 코나 골아대고.’

'I am the son of Prime Minister. But I am fetching water all day. And other people just sit there and do nothing. They just snore.'

매우 번뇌로웠을 것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I am pretty sure that he was very afflicted. But he couldn't quit.

‘내가 그만두면 스승을 저버리고, 아버지도 저버리는 것이야.’

'If I quit, then it will disappoint the teacher and disappoint my father.'

위산 선사는 이를 알아차리고 법해 스님을 방장실로 불렀습니다.

Fa Hai harbored these thoughts and although he did not tell anyone, Master Wei Shan knew what was up. He called Fa Hai to the Abbot’s quarters and said, 

“너는 이 절에서 몇 년을 머물면서 출가 수행자들이 네 공양을 받을 자격이 부족하다고 원망하는구나. 이제 이 산에서는 머물 필요가 없으니 당장 행장을 꾸려서 다른 절로 가라.”

“You have stayed in this monastery for a few years only but now you complain that the monks are not fit to receive offerings from you. As of now, this monastery will not keep you anymore. You can pack your things and go!” 

법해 스님은 이렇게 절에서 쫓겨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는 짐을 챙겨서 위산 선사에게 고했습니다.

His teacher had kicked him out! When Fa Hai went to bid farewell to his teacher, he asked, 

“선사님 저는 가진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Master, I have no money. Where can I go?” 

그때 위산 선사는 그에게 팔 원 반의 돈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Chan Master Lingyou then gave him coins amounting to eight-and-a-half cents and told him, 

“네가 어디든 원하는 대로 가라. 어쨌든 8원 반의 돈을 다 쓰면 그곳에 머물러라. 이 돈을 다 쓰지 못하면 머물면 안 된다.”

“You can go wherever you wish. When you have finished using the eight-and-a-half cents, then stay at that place. Do not stop until you have used up the money.”

법해 스님은 가면서 감히 돈을 쓰지 못하고, 걸식하면서 호남성에서 강소성까지 걸어갔습니다. 그 후 진강을 경유하면서 양자강 위에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그 섬에 산이 있는 것을 보고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손을 흔들어 뱃사공을 불러 강을 건너는 데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뱃사공은 더도 덜도 아닌 8원 반을 요구했습니다. 법해 스님이 산에 도착해 보니 높지도 않고, 매우 그윽하고 조용하기에 그곳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At the time, eight-and-a-half cents was equivalent to eighty-five dollars now, which was not much. While on the road, Fa Hai did not dare use any of the money. He begged for alms along the way and traveled from Hunan to Jiangsu Province. Later, he passed by Zhenjiang and saw an island in the Yangtze River. There was a mountain on the island. Fa Hai wished to take a look at the mountain and so waved at the ferryman and asked for the price of the ferry trip. The ferryman asked for exactly eight-and-a-half cents – no more, no less! When Fa Hai arrived at the mountain, he found that although it was not very high, it was serene and quiet. So he decided to settle down there. 

나중에 산에 동굴이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항아리 몇 개에 금이 담겨있었습니다. 처음에 그 금을 나라에 바쳤는데, 황제는 그에게 절을 짓도록 허락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산을 ‘금산(金山)’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금으로 절을 짓고 오로지 선 수행에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이 ‘금산사(金山寺)’는 후에 위산 선사의 절보다 더 크고 유명해졌습니다. 

Later, he discovered a cave in the mountain. In the cave, he found jars filled with gold. That is how the mountain became known as Gold Mountain. Fa Hai used the gold to build a monastery and continued his Chan practice there.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금산사의 수행 가풍은 매우 뛰어나서 역대로 여러 조사 스님이 배출됐다고 합니다. 당시 법해 스님은 아직 구족계를 받지 못한 사미승이지만 이미 개산의 조사가 됐습니다.

Since then, Gold Mountain’s atmosphere of cultivation has been exceptionally good, and produced many patriarchs. At that time, he had not yet received the full precepts and was still a novice monk, but he was already a founding patriarch. 

이 일화는 사실 잘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속에 위앙종의 훈련법이 담겨있다는 것은 모릅니다. 이건 오직 위앙종에만 있는 훈련입니다. 

Actually this anedote is pretty famous. But there's not many people who understand the training of Wei Yang from this story. This training method is only in Wei Yang school.

사람들은 우리에게 늘 묻습니다. "위앙종에서는 화두 수행을 하나요?", "위앙종은 어떤 수행법을 주로 하나요?", "능엄주는 하루에 몇 독하면 되나요?", "대비주가 더 좋을까요?"

People always ask us, "do you guys do Hua tou話頭?", "what meditation method do you use in wei yang?", "how many times should I receive shurangama mantras?", "Is great compassion mantra better for me?"

위산 선사는 한 문장으로 법해 스님을 가르쳤습니다. 

Master Wei Shan taught Venerable Fa Hai with one sentence.

"물을 길어라."

"Fetch the water."

위산 선사는 다른 지침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멋지지 않나요? 위앙종에서 우리는 모두 밤낮으로 일을 합니다. 우리는 번뇌로워하는 대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쉬지 않습니다. 스승님은 일을 잘 해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번뇌가 일어나면 꿀꺽 삼켜버립니다. 그리고 또 일합니다. 그것이 위앙종의 전통입니다. 

Master Wei Shan does not waste other instructions. Isn't this cool? In Weiyang, we all work hard day and night. Instead of being afflicted, we work restlessly in order to complete the tasks. The teacher does not ask you to do good job. He only asks you to do your best. So we swallow our afflictions and continue our work, and work again. This is the tradition of the WeiYang.


화엄경에 이르길, 문수사리보살이 코끼리왕이 돌듯이 선재동자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재 선재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또 모든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보살행을 물으며 보살도를 닦으려 하는구나. 선남자여, 선지식들을 친근(親近)하고 공경함이 온갖 지혜를 구족하는 첫째 인연이니라. 그러므로 이 일에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지어다.”


*참고법문: 영화 선사의 ‘현명한 자와 멍청한 자’(2018년 1월 15일)

https://youtu.be/AKagxEiZ7NA?si=Dqo0mQOiQmUQHCXd

More references.

http://www.cttbusa.org/vajrastrikes/buddhism.asp.html

* This story is also posted on CTTB's website.

http://www.cttbusa.org/chan/chan4.as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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