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비구니 현공賢空

청주 보산사에서 출가한 현공스님을 소개합니다.

현공 스님은 청주 보산사에서 출가한 비구니 스님입니다.

이건 제가 아직 보산사에 살고 있을 때 일입니다. 2020년 겨울 선칠수행을 시작할 때였는데, 어떤 젊은 아가씨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보산사에서  3일간 템플스테이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답하길,

"아마 보산사에 오면 흔히 템플스테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곳은 아닐거에요. 난방도 잘 안되고, 개인 욕실도 없어요. 엄청 열악한데 그게 괜찮으면 오세요. 오는 건 대 환영이고, 3일 후 더 있고 싶으면 그것도 괜찮아요!"

이렇게 찾아왔던 젊은 아가씨는 그해 겨울 보산사에서 겨울 선칠 집중수행을 함께 했습니다. 3일이 아니라 거의 3개월 가까이 함께 수행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가부좌로 앉으라고 했는데, 이제 막 시작한 그녀에게 갑자기 3시간 앉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당시 사람도 별로 없었고, 절 같이 생기지도 않은 이상한 텅 빈 건물이었던 보산사 법당에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나에게 해냈다고 말도 안해줬습니다. 나중이 되서야 내가 물어보니, 영화 스님의 영어mp3법문을 들으면서 울면서 4시간 반을 앉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해냈는데도 나에게 자랑하러 오지도 않았고, 묵묵히 지침대로 해냈습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화 스님이 법문에서 "남을 해치지 말라"고 말했답니다. 그래서 그녀는 속으로 '아! 내가 남을 해쳐서 지금 이렇게 많이 아프구나. 이제 안 해칠게요. 잘못했어요.' 그렇게 훌쩍훌쩍 울면서 결가부좌로 앉았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 젊은 아가씨는 그 겨울이 지난 후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얼마되지 않아서 다시 보산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우리에게 출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스님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해본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우리는 미국 절에 계신 영화 스님께 연락해서, 젊은 아가씨가 출가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시절이라서 줌으로 영화 스님과 의논하고서 2021년 출가하였습니다.

영화 스님은 이 젊은 아가씨에게 "빌 공"자를 주어서 현공이라고 불렀습니다.

나한테 어린 여동생 같고, 잘 챙겨주고 싶었던 그녀가 이제 든든한 사제 스님이 된 겁니다. 현공 스님은 출가한 후에도 1년동안 영화 스님을 직접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대단한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사실 현공 스님은 이화여대에서 철학과 한국학을 복수전공하고, 그것도 최우등으로 졸업한 아주 똘똘하고 영리한 사람입니다. 그런 우리의 막내 스님은 보산사와 보라선원에서 너무나 많은걸 겪었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일을 잘해도 우리 절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왜냐하면 수행은 내맘속의 가장 어두운 생각과 감정과 싸워야 하는 일이니까요. 사람들은 수행이 뭔가 멋지고, 판타스틱할거라 착각합니다. 사실 수행은 가장 꾸질꾸질하고 힘든 일인데 말입니다. 아무튼 현공 스님은 지난 몇 년간 열심히 정진했고,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더 출가했기 때문에 어리지만 보산사에선 여러 스님들에게 식식한 선배스님이 되어갑니다.

애지중이 막내 스님이었던 현공 스님은 처음 보라선원이 생겼을 때 저랑 같이 살았습니다. 그때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서로 너무 의지하기도 했고, 너무 미워하기도 했고, 서로를 탓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현공 스님은 늘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밤이곤 낮이곤 결가부좌로 앉았고, 밤에는 눕지 않고 앉아서 잤습니다.

현공 스님은 2021년부터 영화 스님의 영문법문 녹취 및 번역작업도 상당히 많이 해냈고, 특히 선칠 법문 중 육바라밀 시리즈 법문도 또한 모두 녹취하고 초벌번역하는 작업도 완료했습니다. 또한 영화 스님은 미국에서 수행력이 가장 뛰어난 스님을 골라 한국에 보내주셨는데, 현공 스님은 그런 보산사의 역대 주지스님들 곁에서 통역하고 보필하면서 수행정진해왔습니다.

현공 스님

1997.1월생

2015.2월 울산 범서고등학교 졸업

2020.2월 이화여대 철학과 및 한국학 학사 졸업(최우등 졸업 )

2021.5월 영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

2022.12월 미국 위산사와 법장사에서 집중 승가 훈련 완수

2024년 현재 청주 보산사에서 수행정진 중

현공 스님은 현재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선명상을 지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