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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Feb 19. 2024

업장이란 뭘까요?  Karmic Obstruction

불교 공부하는 사람들은 늘 '업장'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그렇다면 업장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아픕니다. 아프면 그게 여러분이 하는 일을 방해하고, 수명도 줄어듭니다. 그런 게 업장입니다. 복이 있어도 즐길 수 없습니다. 마치 은행에 돈이 많은데, 아파서 즐길 수 없는 것입니다. 장애가 그렇습니다. 가장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살 능력이 있는데, 아파서 즐길 수가 없습니다. 복이 아무리 많아도 즐길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사람들은 감히 이런 문제를 즉면하거나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늘 억만장자가 되길 꿈꿉니다.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돈이 많은 사람들을 보여주고, 우리들에게 돈만 많으면 행복할거라는 환상을 만듭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부유한데 암에 걸립니다. 치명적인 암이고 불치입니다. 그러면 복이 아무리 많다해도, 업장이 그것보다 훨씬 더 무겁고 안 좋다는 뜻입니다. 그런 문제들은 여러분이 가진 모든 부를 다 압도해버립니다. 업장이 가진 부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의미입니다. 그게 여러분의 부를 모두 파괴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업장의 본질입니다. 원하는 가질 있지만, 참회하는 방법을 모르는 그걸 즐길 있을지 모릅니다. 업장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 당장 가졌든 어떤 복이든 압도당합니다. 가진 복에 상관없이 당장 죽어야 합니다. 업장은 여러분의 삶을 파괴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게 전체적인 그림인 샘입니다.


지장경에 아파서 죽어야 한다면 가진 모든 것을 삼보에 보시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삶이 연장될거라 말합니다. 그걸 읽으면 여러분은 속으로 '그건 너무 어려운데? 왜 그렇게 하라는거지?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그게 가능할까?'라고 생각합니다.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의사도 포기했습니다. 의사가 '나는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했습니다. 이제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이런 것도 다 쓸모없다. 삼보에 그냥 다 보시하자'라고 다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목숨은 구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몹시 가난하게 살아야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게 참회의 한 형태인 것입니다. 삼보에 모든 걸 공양함으로써 그게 상쇄될 것입니다. 공양물이 늘어나서 업장의 무게를 상쇄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구해질 수 있습니다. 상쇄하는 힘 즉 복을 짓는 것이빈다. 수명이 연장될 것입니다.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궁피하게 살아 뭐하게?'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요?


예전에 아주 착한 의사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의사 선생님은 많은 이들의 병을 낫게 해줬습니다. 아주 착합니다. 그는 어떤 이가 돈이 필요하다면 돈도 줬습니다. 훌륭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뇌졸중이 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착한 사람한테 그런 과보가 따를까요? 만일 그 의사가 그렇게 선한 사람이라면 왜 태어났을 때 괜찮다가, 좋은 일을 많이 한 다음에 그런 일이 생겼나요? 선한 일을 하면서 평생을 보낸다면, 여러분은 인생의 끝자락에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좋은 일만 있길 기대하나요? 선업을 많이 지었으니, 후에 좋은 일이 생겨야 하고, 보상도 받아야 한다고 믿나요? 그런 걸 기대하나요? 대신 나쁜 일이 생기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지? 너무 불공평해'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이런 일들은 업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관한 내용입니다. 만일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이 공평한걸까요? 또는 불공평한가요? 사실 그 의사는 복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자기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의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의사라는 직업을 넘어서 더 많은 이를 도울 수 있을만큼 복이 많습니다. 그런 일도 복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 정도로 복이 많았습니다. 여러분도 복이 충분히 많다면 스스로 선한 일이 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복은 그런 식으로 드러납니다. 보시하면 늘 얻는 것이 생깁니다. 보시하는데 생각할 필요조차 못 느낍니다. 그렇게 그 의사는 자연스레 보시했습니다. 그것은 선업 또는 복이 발현한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가진 걸 많이 나눴습니다. 아주 수승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보시하는 동안 어떤 이들의 기분은 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주면, 그걸 받은 사람을 싫어하는 상대방 즉 적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그 의사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인데도 계속 보시하고자 한다면, 괴롭힘 당할 준비를 해야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습니다. 여러분이 보시한다면, 사람들은 그걸 알아차릴 것입니다. 그래서 질투하고 여러분을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행에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 의사 선생님은 평생 사람들을 구하고 도와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게 그를 따라잡아서 대가를 치르게 했습니다. 그런 게 인생입니다. 누군가 정토에 가도록 돕고 싶다면, 치러야 할 대가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주 많은 자를 화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저 남자를 괴롭혀야 하는데, 괴롭히기 전에 나를 막다니! 네가 뭔데 감히 날 막아?' 그렇게 도우려는 자를 향해서 화를 낼 것입니다. 현실을 보십시오. 그리고 그들은 매우 화가 나서 총구를 돌릴 것입니다. 선행을 한다면 반드시 치러야 할 선행에 따른 대가가 있습니다. 그것이 선행의 일부입니다.


그러니까 선행을 하면서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오류입니다. 선행할 때 나쁜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수행으로 여러분이 더 발전하면 예전엔 없었던 그런 바른 견해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바른 견해가 있다면, 선행했을 때 어떤 나쁜 일이 생길 거라는 것도 보이게 됩니다. 그게 복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좁게 갖지 마십시오. 좁은 마음을 가지면 자신에게 좋은 일만 생기길 갈망합니다.


참고: 영화 스님의 법문 ‘잘못된 견해를 바로 잡는 것(Correcting wrong views)’(2013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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