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을 높이는 것입니다. 하루 24시간 자각을 늘려줍니다. 서양에서는 이걸 "Self-awareness"라고 부릅니다. 또는 알아차림, 깨어있음 등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명상에서 아주 중요한 컨샙입니다. 왜일까요? 보통 우리는 스스로 얼마나 생각이 많은지, 마음이 얼마나 명료하지 못한 지, 지금 건강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깨자마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뭘 먹을지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 어제 있었던 일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보는지, 평가하는지 그런 걱정도 있습니다. 마음은 늘 바쁩니다.
예를 들어 선명상반을 열고 새 학생에게 왜 명상하고 싶은지 묻습니다. 명상을 좀 해본 사람이라면 생각이 너무 많아서 줄이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명상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그건 아직도 그냥 컨샙일 뿐입니다. 명상하면 생각이 줄어드니 좋을 것 같다는 것에 동의는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이 많다는 걸 실제로 인지하지는 못합니다.
선 명상 또는 여러 명상법으로 명상 실력이 향상되면, 자연스레 원래 인지했어야 할 것을 자각하기 시작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불교방송국에서 지난 2년 반동안 라디오 방송을 했는데, 그 방송 담당 피디가 20대 젊은 아가씨였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명상해 보라고 권하면, 예의상으로만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그 젊은 아가씨는 결국 나의 설득에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그 젊은 피디는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매일 결가부좌로 앉았고, 평소 필요 없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젊은 피디는 지침대로 매일 결가부좌로 앉아서 아픈 걸 참았기 때문에, 마음이 예전보다 더 고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일상에 돌아갔을 때, 예전 같으면 수많은 생각에 매몰되었다면, 이제 그녀는 그런 수많은 생각 중 필요 없는 생각을 조금씩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선택지가 생긴 겁니다.
한 번도 명상해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필요한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모를 것입니다. "나는 똑똑하니까 이미 알아!"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 발전의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건 늘 상대적인 겁니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용량보다 더 큰 스트레스가 오면, 생각에 매몰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그래서 명상의 장점 중 가장 근본은 번뇌를 더 빨리 자각시켜 준다는 겁니다. 명상이 유익한 이유는 필요 없는 생각을 점점 더 빨리 인지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제 번뇌를 자각했으니, 그다음은 그걸 해결할 방법만 찾으면 됩니다. 그런 이유로 만약 편하게 앉아서 또는 누워서 머릿속으로 어떤 생각이 긍정적이고 나한테 좋은지 궁리해 본다면, 그건 명상이 아닙니다. 서양인들이 하듯 머릿속으로 어떤 것이 좋은 생각인지 알아차려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명상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얼마나 자비로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역시 명상이 아닙니다. 그건 그냥 더 많은 망상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한 자세로 기분 좋은 명상을 하면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원하지 않는 생각을 알아차리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너무 오래 걸립니다. 다시 말하지만 가장 좋은 명상법이란 원하지 않는 생각을 점점 더 빨리 알아차리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런 생각을 버릴 수 있고, 정복할 수 있습니다. 그게 명상의 기본입니다. 역으로 제대로 된 선명상이라면 평범한 사람에게도 아주 유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흐리게 하는 생각, 불편한 생각, 원하지 않는 생각, 부정적인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더 빠르게 인지하고 없앨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체계적인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명상은 본래 여러분을 덜 번뇌롭게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먼저 여러분을 가장 번뇌롭게 하는 생각들을 없애는 걸로 시작해야 합니다. 여러분을 가장 불행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생각들, 하고 싶은 일을 방해하는 생각들을 인지하고 버리는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더 편안하고 생산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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