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하는 명상이 힘들면 절을 해보세요
약 15년 전 한국에서 절 수행이 크게 유행했었다 합니다. 사실 절 수행은 대승 불교에서 오랫동안 쓰였던 참회법의 한 형태로,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람이 절 수행을 해왔습니다. 제 주변에 유난히 밥을 아주 잘 먹지만, 절대 살이 찌지도 않고 늘 건강하고 늘씬한 사람들이 있어서, 어떻게 그렇게 살이 안 찌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러니 예전에 매일 절 수행을 했고, 그때 체질이 완전히 변했다고 합니다. 절 수행은 마음공부에도 아주 좋지만,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가 지금도 매일 절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선(禪) 명상의 역사
불교에서 배우는 명상을 선(禪) 명상이라 부르는데, 예전에는 한국 선방의 스님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화두법이어서, 참선으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선(禪)은 무슨 의미일까요? 선(禪)이란 단어는 원래 "디야나(Dhyana)"라는 산스크리트어 단어로 대략 집중력이라는 뜻입니다. 이 디야나가 빨리 발음해서 쟈나라고도 들리는데, 그게 중국어로 "찬(禪)"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선"이라 불립니다.
그리고 이 선(禪)이란 한자를 찾아보면 '마음을 한 곳에 모아 고요히 생각한다'라고 나옵니다. 이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명상의 핵심은 마음을 한 곳에 모으는 것입니다. 바로 집중하는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선(禪)을 키우는 방법
"선" 즉 마음을 모으는 힘을 키우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다양합니다. 예로 걸으면서 하는 "행선", 누워서 하는 "와선", 앉아서 하는 "좌선"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교에는 정말로 많은 명상법이 있습니다. 사경, 절 수행, 참회, 염불 등 효과적인 방법이 많습니다. 사실 선 명상을 배운다면 사실 앉아서 하는 좌선부터 배우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좌선으로 시작하면 여러분의 기본이 더 단단해해 집니다. 좌선법을 충분히 익히고 수행하면, 선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지고, 마음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한번 앉아서 해보십시오. 일단 다리가 아픕니다. 마음도 시끄럽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명상을 시작하기 전 끊임없이 달렸습니다. 차분히 앉아서 명상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앉는 훈련을 열심히 해서 좀 더 발전하더라도, 그땐 지루함과 졸음도 견뎌야 할 겁니다. 몸과 마음을 쉬지 않고 단련해야 안정적인 자세로 좌선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데,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장애에 부딪힐 것입니다.
절 수행으로 명상하기
동서양을 막론하고 요즘 명상이 유행입니다. 많은 이들이 명상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명상을 포기합니다. 왜냐면 명상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앉아서 명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절 수행을 해보세요. 생각해 보세요. 미국이나 유럽에서 요가가 인기가 좋은 이유가 뭘까요? 요가는 동적 명상이기 때문입니다. 절 수행도 동적 명상입니다. 몸을 움직이면서 마음을 모으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덜 도전적입니다. 앉아서 모든 잡생각을 다 직면하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몸을 사용하는데 마음을 모으고, 점진적으로 생각을 줄일 수 있는 요가는 좀 더 즐거운 편입니다.
불교에서는 생각이 너무 많거나, 정신적인 어려움이 많을 때, 우울증, 무기력,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절 수행이 탁월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많은 스님들이 사실 이런 걸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부터 "삼보일배"라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실내에서 한 곳에서 절하는 방법도 좋지만, 밖에 나가서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걸 반복하는 겁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그렇게 계속합니다.
지난 5월 유럽으로 선 명상을 지도하러 갔습니다. 거기에서 선 명상을 배우고 싶어 하는 수많은 유럽인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평생 바닥에 앉아본 적 없는 유럽인이 좌선을 배운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가부좌로 앉을 수 있을까요? 조금씩 시간을 늘려서 훈련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지만, 당장 3일간 "선 명상 리트리트"를 지도해야 했습니다. 3일간 새벽부터 밤까지 선 명상을 하는 겁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3일 선 명상 리트리트"에 50여 명이 참여했는데, 참여자들을 살펴보니 바닥에 앉기는커녕 의자에 앉아서도 힘들어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재빨리 이들에게 3일이 유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했습니다. 참여자 중에는 기독교, 천주교, 무신론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1시간~2시간 동안 선 명상의 기본 원리를 설명 해주고, 30분 명상을 했습니다. 그러고 휴식을 취한 후 좌선 말고 다른 것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명상법으로 염불, 절 수행도 가르쳐줬습니다. 놀랍게도 유럽인들은 염불과 절 수행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머리가 맑아지고, 명상이 잘 되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108배를 한 후 명상을 하니, 마음이 더 차분해졌다고 했습니다. 처음 절 수행을 생각해 냈을 때, 너무 종교적이라 꺼릴까 염려했는데, 유럽인들은 오히려 절 수행을 더 가르쳐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절 수행하는 방법
여러분도 명상에 도전했지만 어려움을 느낀다면 오늘이라도 절 수행을 해보세요. 아침에 운동하는 대신 절을 해보는 겁니다. 그러면 명상과 운동을 한 번에 하는 겁니다. 멋지지 않나요? 일어나는 즉시 1시간 또는 2시간을 정해서 절을 하는 겁니다. 처음이라면 30분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각오하십시오. 좌선도 어렵지만 절 수행도 여전히 조금은 어려울 겁니다. 수행에서 쉬운 것은 없습니다. 어렵고 도전적인 게 진짜 명상입니다. 왜냐면 명상은 우리 자신의 한계를 뚫고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절 수행도 어려울 것입니다. 하루는 좋지만 다음 날 다리가 욱신거리고, 다시 절 하는 게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밀어붙여야 합니다. 헬스에 가서 운동을 해서 몸이 바뀌려면 어느 정도 괴로움이 필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중 야심이 큰 명상가가 있다면, 무릎 보호대나 장갑이 없이 해보세요. 물론 밖에 나가서 보호대 없이 절하면 이미도 까지고, 피도 좀 나올 수 있습니다. 근사한 상처가 생길 겁니다. 그래서 밖에서 한다면 절할 때마다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만 합니다. 한 걸음 내디딜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천천히 하나, 둘, 셋 그리고 내려갑니다. 아래로 내려갈 때, 손이 땅에 닿는 것도 감지합니다. 땅바닥의 차가움과 거침도 알아차려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만 살이 까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무게를 너무 싣고 내려가면 피부가 벗겨지고, 무릎이 까집니다. 그러니 보호대 없이 절하면 더 많이 집중하는 겁니다. 피부가 뚫리지 않게 아주 조심스럽게 하는 겁니다. 자신의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매일 연습하면 한 달, 두 달 후 피부도 더 단단해지고, 힘을 잘 조절하게 될 것입니다.
절 수행 속 일심(single-mind)
절하는 동안 그 전체의 과정 내내 힘을 사용하는데 주의를 기울입니다. 아래로 내려가서 혼자 지탱하고, 무릎도 과하지 않게 땅에 닿습니다. 손을 펼 때도 고도의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런 식으로 무릎, 이마가 땅에 닿으면, 손바닥을 펴고 닫고, 다시 부드럽게 밀어서 일어납니다. 아주 느려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일심"입니다!
그러면 명상한다고 앉아서 졸거나, 핸드폰 보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밥 먹으면서 마음 챙김 한다고 이 생각 저 생각을 떠올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런 것들은 일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심으로 절을 하십시오.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심지어 무서울 수 있습니다. 직장 동료가 이마를 보고는 "이마가 우끼네!"라고 웃을 겁니다. 이마에 상처가 싫다면 임시로 테이프를 붙이고 하십시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절하는 겁니다. 그렇게 절하면 그것도 명상입니다. 왜냐하면 목표가 매우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이마를 보호하고, 팔, 무릎 등을 보호해야 하니까요. 거의 무술 같은 겁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무술보다 더 좋습니다. 왜냐면 누구랑 싸우거나 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추위와 싸우고, 불편함을 감수합니다. 실내에서 해도 좋지만 밖에 나가서 하면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 어려울수록 더 많은 이해를 얻게 됩니다. 더 많은 걸 얻게 될 것입니다.
절 수행도 명상입니다. 그리고 결가부좌보다는 쉽습니다. 통증을 직면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늘리십시오. 매일 1시간 또는 2시간 이렇게 말입니다. 결가부좌처럼 절 수행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만두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그만두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행 속 장애
절을 하고 있는데, 무언가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개미가 지나갑니다. 작은 돌멩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순간 절을 해야 할지, 주저할 겁니다. 어떤 때에는 절하고 일어났는데, 이마에 모래가 묻어서 올라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절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서 무슨 일이 있든 절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야만 일심입니다. 절하는 바닥이 깨끗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고양이가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게 모두 절 수행의 일부입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고, 오직 절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겁니다. 다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겁니다. 분별하지 마십시오. 그냥 절에만 집중합니다. 딱 한 가지만 합니다. 오직 절만 하고,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것이 절 명상입니다.
좌선과 절 수행
여러분이 절 수행을 하고, 좌선도 하면 더 좋습니다. 진전에 가속이 붙습니다. 집중력이 더 빨리 향상될 것입니다. 절을 하면 여러분의 아상이 줄어듭니다. 왜냐하면 절할 때 우리는 몸을 낮추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자랑스러울 이유가 없는 활동이니까요. 매일 절 수행을 해보십시오. 한 달, 두 달 후 스스로 큰 변화를 인지하게 될 겁니다.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가벼워질 것입니다. 건강도 훨씬 좋아질 것이고, 명상도 저절로 더 잘 될 겁니다. 천천히 절하면서 집중하면 스스로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집중하는 방법도 더 잘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절을 통한 선정수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