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도량, 선방보다 더 큰 수행처

일상 속에서 수행은 시작된다

by 현안 XianAn 스님

우리는 출퇴근길, 직장에서의 긴 회의, 가족과의 갈등, 몸의 피로, 마음의 요동, 때로는 찾아오는 상실감이나 외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수행은 언제 해야 할까요? 어디에서 해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선방이나 멋진 명상실에서 조용히 앉아야만 수행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해야 합니다. 일단 앉는 연습부터 하고, 매일 좌선해야 일상 속 수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일 일정 시간, 조용한 곳에 앉는 연습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앉는 힘이 길러지면, 그다음부터는 걷고 있을 때도, 일하고 있을 때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도 명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앉는 연습 없이 처음부터 일상에서 마음을 챙기겠다고 하면 오히려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수행은 단단한 기초 위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최근 불광사를 방문해 주지이신 동명 스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동명 스님은 성품이 매우 온화하시고, 누구를 만나든 항상 존중으로 대하는 아주 훌륭한 스님입니다.


스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수행으로 그렇게 많은 변화를 얻으셨나요?"


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기도와 좌선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매일매일 일상에서 육바라밀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문제나 번뇌가 생길 때마다 인내하려고 애쓴 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종종 수행이 일상과 분리된 특별한 공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행에서 어느 정도 힘이 생기면, 반드시 세상으로 돌아와 그 힘을 점검하고 다듬어야 합니다. 아주 작고 구체적인 삶의 순간들 속에서 나 자신을 더 배우는 것, 그것이 선의 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앉으면 앉을수록 내면의 불편함과 마주하게 되는 선명상을 가르칩니다. 불편한 자세, 고요한 침묵 속에서 화가 올라오고, 짜증이 나고, 불안이 커지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선명상이 시작됩니다. 감정과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알아차리며 견뎌보는 것. 그 안에서 인내심과 집중력이 자라납니다. 그리고 그 힘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이건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희 스님들도 사찰에서 다양한 일을 맡으며, 때로는 뜻밖의 갈등과 책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수행으로 다져진 중심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외부의 조건에 휘둘리지 않는 연습을 이어갑니다. 그것이 바로 선의 힘입니다.


우리는 흔히 복잡한 문제를 복잡한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선은 그 반대입니다. 생각이 번뇌를 낳고, 번뇌가 번민을 키울 때, 다시 앉습니다. 염불을 하거나 단전에 마음을 모으고,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 차분해지면 그때 삶을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동명 스님께서 말씀하신 육바라밀—보시(나누기), 지계(도덕적으로 살기), 인욕(인내하기), 정진(열심히 수행하기)부터 먼저 실천으로 선행되면, 자연스럽게 집중력도 따라옵니다. 선정은 머리로 얻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서 옵니다.


좌선을 통해 선명상의 기술이 몸에 익기 시작하면, 그때 여러분의 선생님은 일상이 수행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문제 앞에서 피하지 않고, 명상의 힘을 적용하는 연습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선명상은 특별한 사람이 하는 특별한 수행이 아닙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삶을 더 편안하고 명료하게 만드는 실제적인 길입니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단단해지고, 삶이 가벼워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매일 단 15분, 그냥 앉아보세요.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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