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앞, 한 걸음 더 가까운 명상 공간을 준비하며
5월 한 달간 유럽에서 선명상을 지도하고 돌아온 지 불과 열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분들과 수행을 나누고 왔지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또 다른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서울 한복판에 새로운 명상 및 수행 공간을 마련하게 된 일입니다.
사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도 도량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요.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기 전, 잠시라도 앉아 마음을 차분하고 맑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는 특히 청년 수행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들려왔습니다.
지방이나 교외는 상대적으로 공간이 여유로워 수행처가 많지만, 서울처럼 바쁜 도시 한가운데에는 접근성 좋은 수행 공간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시설을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무엇보다 많은 스님들이 도심에 거주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서울 조계사 맞은편에 작은 공간이 하나 났습니다. 미국에 계신 은사 스님께서도 "서울에 자리를 한번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함께 수행해온 스님들과 학생들도 이 소식에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게다가 놀랍게도, 여러 조건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습니다.
공간을 마련했다고 해서 바로 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내부는 현재 리모델링 중이고, 선명상반 학생들은 시간 날 때마다 와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준비 중인 이 공간은 단지 불자들만을 위한 수행처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러분의 종교, 국적,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을 때, 마음의 중심을 회복하고 싶을 때, 이 새로운 수행처는 누구든 환영해줄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곳에서 모든 수행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수업을 하고, 퇴근 후 직장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요가 수업, 진언 및 염불 수행 시간, 절 수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도량
특히 지난 몇 년간 함께 수행해 온 젊은 학생들과 덕 있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직업과 삶의 배경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수행을 통해 얻은 힘과 이점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들과 함께 새 도량에서 길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게다가 어떤 학생들은 선뜻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나섰습니다.
도심 한복판, 수행은 가능할까?
많은 사람들은 명상은 산속에 위치한 천년고찰에서 더 잘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환경에 있다면 즉시 치유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르치고자 하는 선명상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도심 속에서 선명상을 배우고, 마음의 힘을 키우면, 집이나 직장으로 돌아가서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고요한 산속에서만 마음을 지킬 수 있다면, 아직은 부족합니다. 선 명상은 언제 어디서든 마음의 중심을 잡는 훈련입니다.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도 스스로를 잠깐이라도 돌아볼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서울 조계사 앞에서 열릴 이 도량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가 되었으면 합니다. 꼭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깨닫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잠깐이라도 앉아보려는 분이라면 누구든 환영합니다.
이 도심 속 작은 도량이, 당신의 하루에 중요한 휴식처가 되어주기를.
그리고 그 멈춤이 삶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 8월부터 정식 개원할 예정입니다. 8월 1일부터 여러 수행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