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명상을 미루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저는 분당에서 서울 종로까지 거의 매일 출퇴근하듯 운전했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 보화선원의 실내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시공자들과 일정을 조율하며, 예정보다 늦어지는 공정을 챙기느라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침마다 막히는 도로를 지나 종로에 도착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복잡한 공사 현장과 시끄러운 소음, 끝나지 않는 결정들에 정신이 빠르게 소모됩니다. 해가 지고 나서야 다시 운전대를 잡고 분당으로 돌아오면, 온몸이 녹초가 됩니다.
며칠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인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동안 저는 "도심 속에서도 명상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직접 그 도심의 출퇴근 길에 들어가 보니, 그 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복잡한 교통을 지나고, 여러 사람들과 부딪치며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귀가하는 삶—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고단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고된 삶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수행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수행할 필요가 없을까요? 오히려 그런 삶 속에야말로 명상이 더욱 절실합니다. 단지 피곤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명상을 미루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선명상은 특별한 장소나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15분, 정해진 시간에 앉는 것으로 시작해보세요. 다리를 가부좌나 양반다리로 틀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는 것입니다. 생각이 떠올라도 쫓거나 붙잡지 말고, 배꼽 아래 단전 부근에 집중해보세요. 그 시간 동안은 어떤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따라가지 않고, 견뎌내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이 선명상의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이처럼 단순한 자세와 짧은 시간 안에서도 선명상은 시작됩니다.
수행은 지금 이 고단한 삶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마주할 힘을 기르는 연습입니다.
이미 우리는 모두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이렇게 힘들 때야말로 명상이 필요합니다.
잠시 앉을 수 있는 자리, 눈 감고 내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한순간의 여백—그 시간이, 바쁘고 고된 하루를 바꾸는 명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