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와의 전쟁

나와의 전쟁

by 상냥한주디

첫째는 아기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다. 18개월엔 소아천식 진단을 받기도 했고, 6살 땐 우유 알레르기 진단도 받았다. 우유 단백질이 들어간 음식을 피해야 했고, 그 외 유청, 카제인나트륨 등이 들어간 음식들을 제한해야 했다 그래서 항상 나는 첫째 아이 케어에 신경을 썼고 유치원 간식과, 친구 집에 놀러 갈 때도 따로 식단을 챙겨주거나 간식을 챙겨줘야 했다.


태어날 때부터 있던 아토피가 아니어서 맛있는 맛을 아는 아이에게 갑자기 음식제한을 하기란 힘들었다. 그런 음식을 먹으면 아토피가 올라왔고, 밤새 긁기도 하고 신경도 예민해졌다.


6살 아이에게 이런 상황을 얘기하니 또래보다 으젖했던 6살 큰아이는 알겠다고 나의 말을 이해하는듯했고, 엄마가 먹으라는 음식만 먹겠다고 하였다. 아이는 한방치료와 음식제한으로 조금씩 얼굴과 몸이 좋아지기고 있었다.



음식제한을 했더니 어느 날은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는데 입 주변에 초콜릿을 묻혀서 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놀이터 주변에 초콜릿 아이스크림 껍데기가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아이에게 입 주변에 묻은 초콜릿의 출처를 물어보니..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 내가 초콜릿이 너무 먹고 싶어서..라고 하는 것이었다. 누가 먹다 버린 초콜릿 아이스크림 껍데기에 묻은 초콜릿을 먹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얼마 전 함께 놀던 유치원 형도 사탕을 주어먹는 걸 봤다는 것이다. 그 형의 엄마는 밖에서 사 먹는 간식 사탕이나 과자를 일절 안 먹이는 집이었다.


6살 아이가 얼마나 초콜릿이 먹고 싶었을까? 그 이후 아이가 너무 먹고 싶어 할 때는 허용하기도 하며, 아토피와의 전쟁은 계속되었다.


게다가 나는 음식 하는 걸 힘들어했다. 입맛 까다로운 남편은 항상 내가 한 음식을 타박했고, 시켜먹거나 사 먹는 음식을 좋아했다. 시골에서 건강한 식재료와 음식을 보내줘도 동네 아줌마들을 나눠주거나 제대로 해 먹지 못했다. 외벌이에 식비라도 아껴야 했지만 모든 게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 후 체중관리를 못한 나는 첫아이를 낳고 결혼 전보다 10킬로 이상 찐 상태였고, 둘째를 낳고 난 이후는 15킬로 이상 찐 상태로 뚱뚱한 아줌마로 살고 있었다. 그때 나의 유일한 낙은 인형처럼 이쁜 딸아이에게 나 대신 이쁜 옷을 입히며 대리만족을 하는 거였다. 아이들 재우고 밤새도록 아이 옷 쇼핑을 하고, 매일매일 어떻게 입힐지 고민하는 게 낙이었다.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아이들 교육에 열을 올렸다. 어릴 때부터 말도 빠르고, 한글도 일찍 뗀 첫아이가 정말 똑똑한 줄 알았고, 초등학교 입학 후 큰 아이는 내가 해준만큼의 성과도 받아오고 곧잘 공부도 잘하였다. 그럴수록 학습지와 학원에 의존했고 잘한다는 학원정보를 알아보고 다녔다.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갔을 땐 어김없이 교육정보를 듣는다는 핑계로 동네 엄마들과 어울렸다. 아이들 얘기뿐 아니라 시댁 얘기 남편 얘기 드라마 얘기 거의 비슷한 얘기를 하면서도 나만 빠지면 손해라는 생각을 하며 어울려 다녔다.


그러면서 다른 집 아이와 남편과 시댁과 비교를 하며 그땐 모든 게 돈 많이 못 벌어 오는 남편 탓, 입맛 까다로운 남편 탓, 아이들 제대로 안 돌봐주는 남편 탓, 부잣집 아들 아닌 남편 탓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못 모으는 것도 모두 남편 탓으로 돌리며 내 잘못은 모르는 나와의 끝없는 전쟁을 하고 있었다




keyword
이전 01화아이 잘 키우는 게 돈버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