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그저께 밤에 잠을 못 잔 탓인지 어제는 일찍 푹 잤다. 요 며칠은 일어나자마자 국내 뉴스를 체크하는 일이 일과가 되었다. 국가수사본부가 일하는 것을 보니 속이 터진다. 빨리빨리 윤석열이를 긴급체포하고 주요 민간인 관련자 소환하고, 군검찰의 협조를 받아 주요 반란동조자를 체포해야 할 텐데 뭐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공은 모두 검찰에게 뺏긴다. 멍청하다 해야 하나. 윤석열이를 이렇게 풀어 두었다간 진짜 나라 망한다.
오랜만에 즐기는 휴식이다. 오늘은 방에서 뒹굴거릴 작정을 하고 어제 아침식사 대용으로 빵을 사 왔다. 지난 3일간 볼라벤 고원 오토바이 여행, 그리고 어제 하루종일의 버스여행이 좀 피곤했던 것 같다. 이침을 먹고 잠들다 깨다를 반복하니 어느덧 점심때가 된다. 이 시기 다낭은 우기라 맑은 날이 거의 없다. 만약 비가 오면 핑계김에 하루종일 방에 있으려 했는데, 가늘게 오던 비가 그친다.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다낭은 확실히 몇 년 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베트남에서 최소한 다낭만은 도저히 저개발국이리고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중소도시에 비해서는 훨씬 화려하다. 물론 개발 부분과 저개발 부분의 부조화는 곳곳에 보인다. 우리나라 체인 음식점 타이프의 음식점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곱빼기가 4만 동(2,200원)인데 아주 훌륭하다. 쇠고기가 그릇 가득이다.
이곳에서는 미케해변이 멀지 않다. 두세 블록을 걸으니 미케해변이 나온다. 미케해변은 세계적인 리조트이다. 해변의 길이는 거의 10킬로가 넘는데, 넓고 고운 백시장에다 경관도 최고이다. 이전에도 두 번 온 적이 있었는데, 두 번 모두 비와 심한 바람으로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오늘은 구름은 잔뜩 끼었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 드문드문 보이고,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해변의 적당한 자리를 찾았다. 열대과일 주스를 주문하고 바다를 바라보는 의자를 하나 빌렸다. 어제 돈을 너무 많이 찾은 것 같다. 3백만 동을 찾았는데, 숙박비를 모두 지불하고도 지금 250만 동 넘게 남았다. 이걸 모레까지 어떻게 다 쓰나...
그저께 귀국 항공편을 예약했는데, 아무래도 이메일 주소를 잘못 쓴 것 같다. "와이페이모어"라는 작은 인터넷 기반 여행사인데 고객센터에 아무리 전화해도 연결이 안 된다. 아마 전화요금만 몇만 원 나올 것 같다. 인터넷으로 접속을 하려고 해도 이메일을 알지 못하면 접속할 수가 없다. 그러다가 겨우 팩스 번호를 알아내 항공권을 보내달라는 팩스를 보냈다. 앞으론 다시는 이용 안 한다.
미케 해변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거의 두세 시간은 보낸 것 같다. 오후 5시가 지나고 어두워진다. 라오스보다 동쪽이라 확실히 해가 일찍 진다. 해가 지니 거리가 휘황찬란해진다. 해물 볶은밥으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은 다낭 중심가로 한번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