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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귀국길

(2024-12-12)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돌아가는 비행기는 내일 새벽 2시이다. 낮에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미케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오늘도 하루종일 비다. 빗줄기는 어제보다 약해졌지만, 그래도 돌아다니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이 호텔에 머물러야겠다. 그런데 호텔에 하루 더 연장하겠다고 하니, 오늘은 만실이란다.


근처 호텔을 찾아보니 다행히 싼값에 방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을 이렇게 방구석에서 보내게 되니 아쉽다. 유튜브를 보니 윤석열이 담화를 발표한다고 한다. 나오는 소리가 뻔할 것이란 걸 알면서도 들어보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이 놈은 완전히 미친놈이다. 비유적 의미로 미친놈이 아나라 생물적으로 미친놈이다. 사이코패스에다 소시오패스이다. 한 줌 안 되는 극우 쓰레기들에 의지하여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같다.


국힘 국회의원이라는 자들도 똑같은 놈들이다. 이런 사이코패스에게 정권을 더 맡기겠다는 것이다. 광기에 절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놈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어 어쩌자는 것인가? 정말 이 나라에 피바람이 부는 걸 바라고 있는 놈들인가?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쓰레기들을 모두 제거하지 않으면 정말 나라 망한다. 전두환이 정권을 잡았을 때, 이명박이 잡았을 때, 박근혜가 잡았을 때도 지지는 하지 않았지만 나라가 망한다는 생각까진 안 했다. 그런데 이놈은 그냥 두면 정말 나라 망한다.


유튜브를 보다가 바둑도 두다가 하다 보니 어두워진다. 식사를 하러 나가니 아주 가는 비만 내린다. 이 정도 비라면 충분히 돌아다닐만하다. 방안에만 있었던 것이 후회가 된다. 베트남의 호텔 객실은 창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지금 있는 방도 창문이 없어 날씨를 체크하지 못했다. 저녁을 먹고 동네를 조금 걷다가 들어왔다. 슬슬 공항으로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나왔다. 다낭은 공항이 시내에서 가까워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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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공항은 여전히 붐빈다. 승객들은 거의 한국인들이다. 항공기 운항 편수의 80% 이상이 한국행이다. 인천공항행은 거의 10~20분마다 한 대씩 있으며, 부산, 대구, 청주 등 없는 곳이 없다. 청주로 가니 편하다. 인천공항으로 가면 공항리무진을 타고 또 세종까지 가야 하므로 귀찮은데, 청주공항으로 가면 내려서 바로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어 아주 편하다.


이번 여행은 특별한 감동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무난한 여행이었다. 지난번의 동남아 여행은 베트남의 사파, 하장, 카오방, 닌빈, 라오스의 농키아우, 므앙응오이 등 천하의 절경을 두루 다녔고, 하장루프, 타켁루프 등 모험도 만끽한 여행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 여행은 별로 빼어난 경치도 없었으며, 짜릿한 모험도 없었다. 그러나 특별한 사고도 없어 그냥 편안하고 무난한 여행이었다. 그렇지만 급변하는 국내의 사태로 인해 여행 종반은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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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토요일은 국회에서 탄핵 투표를 하는 날이다. 국민들이 모두 여의도로 모이겠다고 한다. 긴박한 국내상황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여행을 즐긴데 대한 속죄라는 의미로 나도 여의도로 가야겠다. 차편을 예약하려고 검색했더니, 이럴 수가!! 모든 교통편이 완전 매진이다. 그야말로 서울까지의 교통이 정말 두절되었다.


또다시 동남아 배낭여행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번 여행을 마치면서 배낭여행은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왔다. 올해의 여행을 꼽아보니 집 떠난 날이 모두 합해서 3개월 반이 된다. 귀국하면 당분간 쉬었다가 천천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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