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늘 필요 없는 말을 하곤 했는데... 그의 말은 늘 허공 속으로 흩어지기 일수였죠.
소년은 후회로 바랜 낡은 과거 속에 살지 않았어요. 매 순간이 현실인 문안의 오늘에만 안주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불확실한 소망에 기댄 채 그 어떤 푸른 미래를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소년은 항상 '꿈' 이야기만을 했습니다.
언젠가 밤에 잠을 자다 꿨던 꿈
언젠가 낮잠을 자다 꿨던 꿈...
늘 그러한 꿈 이야기만을 했습니다.
어젯밤에 소년은 오리가 되어 많은 오리들과 날았습니다. 너른 들판 위를 낮게 비행하며 스쳤던 풀잎들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졌었죠. 털과 털 사이를 가르는 바람 또한 시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꿈엔 과일향이 가득한 상점에 가는 꿈을 꿨지요. 모든 과일은 검은색으로 숯덩이 같았지만 각 형태의 과일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향만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잠에서 깨어난 소년은 말합니다.
새벽빛이 스며드는 창문을 바라보며 멍한 눈빛으로
"다음은 유리알 소리로 가득한 꿈을 꿔보고 싶네..."
하루하루 소년은 늘 꾸고 싶은 꿈에 관해서,
잠들어 있지 않으면 쉴 새 없이 중얼대는 소년은
그렇게 늘 꿈속에서 살았던 이야기만 늘어놓았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없었지만... 분명한 건 소년은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소년 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꿈속에서 그는 그 무엇도 될 수 있지만 정작 그의 작은 방안 식탁 위엔 물컵 하나 빵 접시 하나... 어느 날엔 그마저도 비어있기 때문이었지요.
모든 것이 오래되고 허름한 방 안에서 유일하게 새 것처럼 빛나는 것은 방구석 한편에 가지런히 모인 그의 가죽 신발뿐이었습니다. 비록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그 사이로 광채가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소년이 유리알 소리 꿈을 꾸기를 기대하며 잠든 시각,
그의 침대 옆 구석에 자리한 가죽 신발도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주인이 침대에서 일어나 옷장에서 가장 튼튼한 옷을 챙겨 입고 남루한 자루에 이것저것을 챙긴 뒤 마지막으로 자신을 신은 뒤 이 작은 방을 나서는 꿈이었죠. 문 밖을 나서자 싱그러운 숲의 내음이 납니다. 어디로 갈지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죽 신발은 처음으로 거친 흙 위를 느껴봅니다. 주인의 즐거운 흥얼거림이 시작되며 그의 발걸음과 함께 정처 없는 여행이 시작됩니다. 하늘과 땅과 바람...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