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하면서 스스로 깨닫게 된 나의 행동이 있다. 청소 설거지 빨래 음식준비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다.
설거지를 하다가 빨래가 다 돌아가서 빨래를 꺼내오고 빨래를 널다가 바닥에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기를 돌리면서 돌아다니다가 미처 끝내지 못한 설거지를 발견하고 청소를 마친 후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를 하고 난 다음 저녁준비를 위해 재료 손질을 한다. 그리고 끝내지 못한 빨래를 발견하고 빨래를 다 널고 끝이 난다.
결국은 모든 일은 끝이 났지만 이런 패턴을 반복하면서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대체 왜 한 가지 일을 다 끝내지 못하고 이렇게 일을 벌여놓고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고 돌이켜 보니 나의 모든 삶이 이랬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할 때는 실수를 많이 하기도 했고 어떤 일을 할 때는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많은 일을 빠르게 할 수도 있었다.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의 지나온 시간들이 절대 순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꾸 실수하고 잘못하는 스스로를 탓하기도 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많은 애를 쓰며 살아왔다.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만족한다.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특성을 살려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의 아이도 ADHD경계에 있다는 검사결과를 보고도 나는 걱정과 슬픔대신 나와 같은 과정을 겪어나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아이의 장점을 더 잘 살려주고,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만들기 위해 애쓰지 말아야겠다는 방향성을 가질 수 있었다.
ADHD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의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왜 고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이것 때문에 불편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보다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을 스스로 극복해 가면서 내면의 힘도 생기고 새로운 장점을 더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내 아이를 더 완벽하게 이해하고 잘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더 화가 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바꿀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그것마저도 극복해 나가는 수밖에.
나의 루틴 만들기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 해보면서 시도해 보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의 관심을 끄는 것들이 최대한 없는 곳으로 나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몇 번을 시도를 하면서 나에게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도서관으로 출근을 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등교, 등원을 시킨 후에 출근하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누구도 오라고 강요하지 않고 매일 간다고 해서 월급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출근하는 직장인의 마음을 가지고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매일매일 도서관에서 나의 플랫폼에 출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유튜브 영상기록을 하고 책을 읽으며 일상을 쌓아가기로 했다.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