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는 아주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들이 있다. 자녀학습 프로그램과 문화예술인문강좌 그리고 자녀교육 학부모 프로그램까지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휴직을 하면서 이런 지역사회의 좋은 프로그램들을 알게 되고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참여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 다니며 게시판에 붙어있는 홍보물들을 보다가 자녀교육 학부모 강의로 "우리 아이 문해력 UP"이라는 강의를 신청하고 듣게 되었다.
그곳에서 20년 동안 교직에서 초등담임을 하시고 퇴직 후 책을 쓴 김지원 작가님을 만날 수 있었다.
작가님께서는 교육현장에서 알게 된 생생한 경험들을 나누며 각 학년별로 세분화해서 책을 좋아하고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노하우와 사례들을 상세히 알려주셨다.
다양한 노하우와 사례들을 들으며 그중에서 내 아이의 상황에 맞게 좋아할 만한 방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강의를 듣던 중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생겼다.
나의 어린 시절 학습결핍 중에 하나가 독서였다. 나도 자라면서 경험상 주변에 똑똑하고 공부를 어렵지 않게 했던 친구들을 보았을 때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면 책을 좋아하고 책 읽을 잘 읽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절 언젠가 "내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 왔다.
한글을 가르칠 때 백희나 작가님의 그림책들을 자주 읽고 한 번씩 뮤지컬을 같이 다니면서 책과 재미를 연결 지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일단 책을 좋아하기 위해서는 재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학습만화도 추천해 주고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잘 읽는 책이 생기면 그것과 연계해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주변에 많이 깔아주고 손을 뻗으면 어디서나 책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 노력했다. 다행히 그런 나의 노력이 잘 통했는지 지금의 아이는 스스로가 책벌레라고 인식을 할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책 읽기를 잘하고 있다.
글 쓰는 것을 워낙 싫어하는 아이라 간단한 한 줄 노트 또는 엄마와 함께 퀴즈노트 정도를 쓰면서 아이의 책 읽기를 체크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제는 어느 정도 글밥이 있는 지식책과 문학책도 읽는 수준이 되었는데 제대로 읽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읽기 법을 어떻게 하면 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작가님께서 하셨던 말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었다. 지금 문해력이 중요해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였다. 그 이유는 문해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떨어진 문해력을 더 열심히 배워야 하는 것이다.
지금 초등2학년인 아이에게 맞는 읽기 방법으로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소리 내서 읽으라고 시키면 분명 책 읽기를 싫어할 것이 뻔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재미를 연결 지어서 소리 내서 읽기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던 중 작가님께서 엄마와 번갈아 읽기 방법을 소개해 주셨다.
엄마와 번갈아 읽기라면 분명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예쁜 그림이 많은 그림책으로 책 읽기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즉시 시작했다. 도서관은 매일 오는 나의 학교이다 보니 매일 어린이실에 들려 신간코너에 들어온 예쁜 그림이 있는 그림책을 골라 집으로 가지고 갔다. 일단 그림이 예쁘고 글씨가 길지 않은 그림책을 골라 식탁 위에 두고 이 그림책을 엄마와 함께 번갈아 가며 함께 읽자고 제안했다. 역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시작해서 4권째 책으로"이제 떠나야겠어"를 함께 읽는 중이다.
또 다른 주제로 미디어 문해력 시간에는 초등아이들의 스마트폰 이용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요즘의 아이들에게 미디어는 원천적으로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되는 매체이다. 스마트폰의 사용 문제는 나라의 정책이 개입해서 사회와 가정이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시스템적인 규제사항이 없다 보니 가정에서 모든 문제를 떠안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참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모두가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올 수 없는 규정을 만들고 제한사항이 있다면 모두가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할 텐데 우리 사회에는 그런 공통의 규칙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가정 안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스로 자제하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규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듣고 가족회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아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며 친구와 연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잘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가족회의를 열었다. 유튜브 영상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무조건 보지 말라고 할 수 없으니 보고 싶은 채널을 함께 정하고 볼 수 있는 상황을 정해서 지켜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집에서 계속 들고 있는 나와 남편도 아이의 제안에 따라 저녁 7시부터는 휴대폰을 바구니에 넣어두고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마우로 기옌작가의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자기 주도 학습자는 기초 교육과 가족의 지원 환경이 좋을수록 훌륭한 학습경험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내용이 있었다. 스스로 학습하고 비판적 사고를 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린 학생인 경우 가족의 지원환경이 좋았기 때문에 훌륭한 학습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내 아이에게 좋은 가족의 지원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가 그런 환경에서 훌륭한 학습경험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만 공부하고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함께 내 아이와 그런 환경에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