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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니엘 Feb 13. 2024

내가 20대에 여행에 빠지게 된 이유

경험, 20대만이 누릴 수 있는 것


선생님, 럭셔리한 삶이 뭘까요?

나는 소유로 럭셔리를 판단하지 않아.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세일해서 싸게 산' 다이아몬드와 '첫 아이 낳았을 때 남편이' 선물해 준 루비 반지 중 어느 것이 더 럭셔리한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기대하던 20대 대학생, 무한한 자유를 얻은 것 같았다. 황금 같은 20대를 의미 없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수많은 기회의 시간들, 나는 '경험'이라는 루비 반지를 갖고 싶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내 것이 되고 나면 의미가 줄어든다. 경험으로 쌓인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커졌다. 의미 있는 시간! 성장하고 싶었다.


어디로 어떻게 뛰어야 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20대에 쌓은 견문이 막연하게 언젠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의미를 모르겠지만, 나중에 무엇인가로 쌓여있지 않을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20대인 거야. 마음껏 누리자!


소유보단 경험을 영위하는 세대. 수집가.
나를 나타내는 가치관이었다고 생각한다.
도전하고 기회가 생기는 한,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출처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 극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20대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초년에는 시간이 많지만 돈이 없고,

중년에는 돈이 있지만 시간이 없고,

말년에는 시간과 돈이 있지만 건강이 없다.


운이 좋게도 나는 20대에 시간과 돈, 튼튼한 체력의 트리플 A가 있었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당장 내일 죽는다면 무엇을 가장 후회할까?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그 답이 나에게는 여행이었다. 

내가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경험 +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추억.

20대의 내가 가장 중요시했던 두 가지 가치를 함께 잡을 수 있는 것이 여행이었다.




근데 왜 여행이었을까?

수많은 경험들 중에서 왜 여행일까.

사실 무엇이든지 기회가 되면 주어지는 다양한 경험들을 수없이 도전했었고, 여행은 그중 하나였다. 


여행은 수많은 경험의 집합체였다. 새로운 곳으로의 일정을 정하는 프로젝트, 그 과정에서 계획한 것과 다르게 주어지는 변수들,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빠져드는 인간관계, 순간순간의 나의 선택과 따르는 여정. 이렇게 매력 있는 콘텐츠라니, 나는 푹 빠졌다.



여행은 지금 아니면 하기 힘들 거다! 나이가 들수록 여행을 다니기 힘들거라 생각했다. 인간의 생애 주기를 믿었고, 30대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다른 의미의 성장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엄마, 아내, 며느리 등등 가정에서의 역할이 생길 것이다. 팀장 등 사회적 위치가 공고해질수록 자유로운 여행을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가더라도 20대에 느낄 수 있는 상콤 발랄한 설렘과 감동이 덜할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자극은 채워질수록 역치가 생겨 더 높은 것을 추구한다. 뭐든 더 많은 경험이 쌓인 30대는 슬슬 줄어드는 체력과 더불어 여행의 패턴이 달라질 거라 느꼈다. 분명 젊을 때의 여행은 나이 먹고 가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많이 다녔다. 후회하지 않게-

엄청난 열정과 패기로 달리는 경주마처럼 신나게 뛰어다녔다.

20대의 나는 '경험'이라는 루비 반지를 끼고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을 만끽하고 있었다. 

부릉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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