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는 해결하지 못할 상황을 두고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생각이 많기 때문에 정리가 안 됐다는 뜻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생각이 많아질 때 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필터 없이 모두 써보라고 한다. 나도 나에게 그렇게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나는 노트북을 켜서 생각이 닿는 대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 쓴 글을 정리하면 추가로 나의 생각이 더 얹어질지 모르니 챗 gpt에게 부탁해서 생각을 정리하게 했다.
마음속에 있는 생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간결했다. 이제 나의 상황을 인지하고 그 단계에서 더 좋은 단계로 나아가면 되는 때였다. 이번 해에 새롭게 결심한 부분이 있다. 독서모임에 대한 전자책을 출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은 결국 내 재능을 닳도록 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심과 동기부여, 많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했다.
챗 gpt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바로 감사한 것 세 가지를 적었다. 첫 번째는 타인에게 조언을 해주는 부분들을 스스로에게도 적용해 보는 능력이 있다는 것. 두 번째는 회복탄력성이 좋다는 것. 세 번째는 내가 쓰러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많은 걸 확신한다는 것이다. 배우 김우빈님이 매일 감사일기를 쓴다는 것이 감명 깊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세 가지 감사 중 세 번째 감사에 눈이 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있거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사람, 쓰러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많은 사람,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의 <생각의 비밀>에서 말한다.
강한 사람에 대한 김승호 회장님의 정의였다. 두고두고 기억해 놨던 문구이다. 강한 사람은, 내가 쓰러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나는 나의 세 번째 감사에 '확신한다는 것'을 덧붙였다.
나는 이 감사를 생각했을 때 내가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진 사람이 참 많이 생각난다. 그만큼 서로의 깊이 있는 뿌리가 되어준 사이라는 뜻이겠지. 생각 정리를 끝내고 연인에게 영상 통화를 하자고 얘기했다.
나 이번에 다짐한 게 있어.
나는 평상시 에너지가 넘치는 편이라 늘 계획하고 다짐하는 편이다. 어제는 한참 울적해하는 것 같더니 오늘은 금방 에너지가 차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한참 웃었다. 그는 다짐도 듣지 않고 말했다.
너무 대단하다. 역시 대단해.
중요한 건 앞서 얘기했듯 이유도 얘기하지 않은 거다. 그는 내가 언제나 쓰러지지 않기를 바랐다. 마찬가지로 나도 그가 쓰러지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내 주변에 함께 일하는 호스트들이 쓰러지지 않기를 바란다. 언제나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고,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우리는 거울 보듯 서로를 그렇게 보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말이 상대의 발목을 잡는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아끼는 사람이 쓰러져서 누워있다면 같이 누워서 하늘을 보고 싶다는 것.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면 같이 앉아서 실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의중이라는 걸.
이 모든 생각을 긁어모은 후에 내린 결론은 난 강한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강한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말인데, 내 글을 읽는 당신도 쓰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도 강한 사람이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