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이 반려동물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와 가격 공시제이다. 즉 진료비의 표준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 양육의 비용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진료비 등의 현주소와 표준수가제와 공시제의 의미와 장단점을 위주로 살펴보자.
최대 11배까지 차이 나는 진료비도 있어
한국소비자연맹의 2021년 1월 보도 자료에 따르면 재진료의 경우 최저가 3,000원이고 최고가 33,000원으로 11배 차이가 났다. 강아지 백신 중 심장사상충은 최저가 5,000원이고 최고가 30,000원으로 6배 차이가 났다. 한편, 진료비 게시도 조사 대상 동물병원 125곳 중 11.2%에서만 이루어졌다. 진료비는 동물병원마다 상이할 수 있다. 각자가 생각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차이가 과도하면 지역에 따라 의료 서비스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현 상황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동물 진료비 등 표준수가제와 공시제의 의미
진료비 등 표준수가제와 공시제에 대해 알아보자. 표준수가제란 가령 진료하는 항목을 표준화하고, 항목별 기준 가격으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이다. 한편, 공시제는 진료비 등을 공개하는 것이다. 동물병원이 개별적으로 공시할 수도 있고, 제3의 기관이 공개할 수도 있다. 제3의 기관이 공개하는 경우 동물병원의 진료비 등을 조사하여 평균값을 낼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적정한 가격을 산출하여 공시할 수도 있다.
표준수가제와 공시제의 빛과 그림자
진료비 등의 표준수가제와 공시제는 모두 진료비 등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제도는 헌법상 수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표준수가제의 경우 반려동물 보호자의 자기결정권도 침해할 여지가 있다. 의료 분야에서 용어를 표준화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 것을 참고하여, 진료비 등의 표준수가제 도입을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공시제의 경우 동물병원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항목을 상이하게 기록해 비교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반려인과 수의사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같은 의료행위인데도 불구하고 동물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큰 것은 분명 문제다. 진료비 등의 표준화와 공시제에 대해 논하는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가이드라인 제시는 자칫 수의사의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저해할 수 있다. 가격을 일원화하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수의사의 의욕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는 고스란히 반려동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의 입장을 고려해 균형 있는 방안이 수립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