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란 동물자유연대의 슬로건이 생각난다. 물론 입양만으로 동물을 기를 수 있다면 각종 문제 발생이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도 펫 숍 같은 매매업체를 통해 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관련법 개정이 어렵다면 동물 매매 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이 무엇인지 검토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려동물을 거래하는 방법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동물생산업자가 경매장을 통해 동물판매업자에게 동물을 유통하는 방법이다. 소비자는 펫 숍, 동물병원 등 동물판매업자를 통해 동물을 구매한다. 통상 이 방법으로 동물이 거래된다. 이는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거래 방식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개인 간에 동물을 매매하거나 입양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동물보호센터를 통해 유기나 유실된 동물을 입양하는 방법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피해구제나 상담 건수는 총 11,848건이었다. 그중 피해구제 813건 기준으로 보면, 질병이나 폐사 등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70.9%로 가장 많았다. 계약불이행이나 정보제공이 미흡한 경우가 25.1%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환급이나 배상 등 합의가 성립한 경우는 22.4%에 불과했다. 2019년 기준 전체 품목에 대한 합의율이 60.8%인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가령 소비자가 펫 숍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지정하지 않고 구매하였다고 해보자. 그런데 강아지에게 선천적 결함이 있었다. 또한 소비자는 구매 당시 이에 대해 알지 못했다. 소비자는 후에 이 사실을 알고 즉시 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동물판매업자가 구매자에게 동물의 특징 등을 알려주어야 하고, 판매 시 건강 상태를 계약서에 표시해야 한다고 명시한다(동물보호법 시행규칙 「별표 10」 2. 나. 3), 2. 나. 사 바)). 따라서 펫 숍 주인이 동물의 결함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이 매도했다면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채무불이행책임 중 불완전이행이다. 무과실책임인 담보책임에도 해당한다. 구제방안은 크게 두 가지고,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첫째, 같은 종류의 동물로 교환해 달라는 것이다(민법 제581조 제2항). 둘째,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 청구다. 선천적 결함이 심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81조 제1항). 이때 동물을 반환하고 매매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민법 제548조 제1항). 손해배상청구도 함께 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제581조 제1항). 다만 선천적 결함이 심하지 않아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손해배상청구만 가능하다.
우선 동물 생산업과 동물 판매업자에게 일정한 자격을 요구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구체적으로 관련 법률과 동물에 대한 지식, 경험 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반려동물 소유자에게도 사전 교육이나 자격 혹은 면허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경제력과 동물에 대한 학대 전과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표준약관에 동물의 특징, 구체적인 사육 방법 등에 관한 설명 의무를 명시하자는 의견도 있다. 표준약관 제정안은 설명 의무를 위반하고 인도 후 6월 이내 이와 관련하여 동물이 발병이나 폐사한 경우, 매도인이 동물을 인도할 때부터 질병이 있었다고 추정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관련업 종사자와 소비자 모두의 노력으로 동물 매매의 건전성이 확보되길 바란다.
김판기, 홍진희, “반려동물의 매매계약 당사자의 자격에 관한 법정책적 연구”, 법과 정책연구 제20권 제1호(2020), 24면.
홍진희, 김판기, “반려동물의 매매계약을 둘러싼 법률문제ㅡ매도인의 책임을 중심으로”, 한양법학 제30권 제2호(2019. 5), 145-146면.
허민영, 반려동물 시장에서의 소비자지향성 강화 방안 연구, 정책연구보고서(2016. 11), 21-22면.
홍채은, 정신동, 송민수, 반려동물판매업 표준약관 제정방안 연구, 한국소비자원 보고서(2021), 6-7, 85-8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