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이라 세금을 내야 한다면?

by 수의사 N 변호사


균공애민(均貢愛民). ‘조세를 고르게 하여 백성을 사랑하라.’란 의미다. 조선 시대 영조가 호조(경제 담당 기구)에 내린 지침 중 일부다. 여기서 ‘조세를 고르게 하여’ 라 함은 합리적인 과세라고 생각한다. 이 지침은 현대에서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2024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세도 정부의 검토대상이다. 한때 이에 관한 논쟁이 활발했다. 과연 반려인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조세를 고르게 하여’에 해당하는 것일까.


외국의 사례


독일의 경우 개 보유세를 부과하고 있다. 도입 목적은 개가 함부로 사육되는 것을 막고, 간접적으로 개의 마릿수를 제한하고, 반려인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일본의 경우 반려견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했다가 폐지했다. 구체적으로 광견병에 대한 대책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반려견세를 도입하였다. 그러다 반려견에게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불공평하고, 개체 수의 정확한 산정이 어려운 이유 등으로 폐지하였다.


반려동물 보유세의 의의


제도적 정비 및 반려인의 도덕성과 역량 제고가 필요한 반려동물 관련 쟁점들이 있다. 가령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유실하는 문제, 개물림과 층간소음 등 반려동물 관련 분쟁, 반려동물 의료비에 대한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반려동물 보유세는 정부가 과세를 통해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편, 세금 부과로 동물을 키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 반려인이 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있다 보면 개인의 유희만을 위해 반려동물을 양육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보유세의 한계


우선 세금으로 확보된 자금이 반려동물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가 문제 된다. 또한 반려동물 진료비로 이미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추가 세금 납부는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으로 오히려 유기동물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현재 시행 중인 반려동물 등록제의 정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반려동물 보유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어야 과세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각도에서 반려동물 보유세 문제를 바라봐야


거시적 관점에서는 반려동물 보유세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미시적으로 보았을 때는 고민해야 할 점이 많아진다. 가령 찬성한다면 동물보호법상 맹견과 그 외의 반려견을 구분하여 세율을 달리해야 할 것인지, 재정 상태 등에 따라 예외적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주어야 하는지도 고려할 수 있다. 만약 반대한다면 왜 세금만으로는 동물 학대나 동물 관련 분쟁 등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지, 반려동물을 위한 세금 집행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토론의 향연 속에서 반려인의 세금이 합리적인지에 관한 답이 나오길 바란다.



참고문헌


권용수, 이진홍,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에 관한 기본적 고찰”, 조세와 법 제13권 제1호(2020), 139-140, 153면.


유태현, 정재진, 안수남, “반려견 보유세 도입에 대한 탐색적 연구”, 한국정책연구 제20권 제4호(2020), 92면.


犬保有税導入の可能性 ~ドイツの犬保有税から~, 5面

http://hirata-seminar.ws.hosei.ac.jp/seminar2012_3.pdf

(2021. 3. 9 방문)


국립고궁박물관

https://www.gogung.go.kr/searchView.do?cultureSeq=166LJE

(2021. 3. 13. 방문)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 발표

https://www.mafra.go.kr/

(2021. 3. 13.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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