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동물원은 창경원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지금의 창경궁이다. 일제는 창경궁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지어 놓고 ‘창경원’으로 명칭을 격하하였다. 그 당시 동물원이 장소의 지위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동물원은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동물원과 동물 복지 혹은 권리 간의 상관관계가 궁금하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동물원은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동물을 수집했던 형태로 나타났다. 이런 사적 수집을 ‘menagerie’라고 한다. 후대 문명 속에서도 동물원은 존재했다. 가령 멕시코 아스테카족의 황제 몬테수마 2세 때에도 동물 수집이 이루어졌다. 한편, 동물원은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유럽에서는 과학, 논리, 이성을 국가나 사회의 이상으로 여겼는데, 이는 동물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해부학이나 행동학에 관해 연구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과 유사한 환경에서 동물을 사육할 필요가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과거에는 동물원에 대한 시각이 권력 과시용이나 연구 등 인간 중심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동물원에 사는 동물에게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동물원이 멸종 위기 동물 등을 보존하는 데에 기여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요즘 동물원 동물의 사육 환경이 특히 문제 되고 있다. 가령 최근에도 모 체험동물원에서 동물들이 방치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었다. 열악한 상황에 처한 동물의 이야기에 우리는 안타까워하고 분노한다.
동물원 동물에 대한 관심은 법제도의 개선과도 관련이 있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17년 5월 3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물 복지에 관한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 견해에서는 같은 법 제1조(목적)에 동물복지에 관한 내용이 누락된 점을 들었다. 같은 법 제1조는 “이 법은 동물원 및 수족관의 등록과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원 및 수족관에 있는 야생생물 등을 보전ㆍ연구하고 그 생태와 습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며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한다. 동물보호법 제1조가 ‘동물의 복지 증진’을 언급한 것과 대조적이다.
역사적으로 동물원의 의미는 변하고 있다. 21세기 동물원은 아이와 어른이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장소다. 그러나 동물원이 과연 동물을 위한 장소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물원 동물의 복지와 권리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관련법의 미비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함태성, “동물 전시의 윤리적ㆍ법적 문제와 동물원의 현대적 과제에 대한 법적 고찰― 스와질란드 일레븐 사건(Born Free USA v. Norton case)을 글감으로 하여 ―”, 환경법연구 제39권 제3호(2017), 454-455면.
김정만, 김명철, 동물원(動物園),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16476
(2021. 3. 25. 방문)
한겨레, [르포] 바닥 물 핥으며 버틴 동물들…10개월간 주민들이 돌봤다
(2021. 3. 25. 방문)
National Geographic, Zoo
https://www.nationalgeographic.org/encyclopedia/zoo/
(2021. 3. 25.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