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고래와 우리의 삶

by 수의사 N 변호사


최근 한 법관이 밍크고래 사건의 양형 이유를 상세하게 설시해 화제가 되었다(울산지방법원 2020고단3057, 2020고단4634(병합)). 자세한 설명은 어찌 보면 귀찮은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판사가 양형 이유까지 자세히 작성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배려에 나같이 동물 관련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그저 감사하다. 그래서 해당 판결문을 자세히 읽고 공감하고, 배운다. 그리고 오늘은 밍크고래 사건을 중심으로 야생생물 보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사실관계와 1심 판결


피고인들은 밍크고래 2마리를 불법으로 포획하였다. 불법이라는 의미는 관할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수산업법이나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르지 않는 방법으로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수산동물인 밍크고래를 포획했다는 것이다. 포획 방법과 관련해 피고인들은 고래에게 작살을 꽂고, 작살에 매달린 로프를 이용해 배로 고래를 끌고 다니면서 과다출혈로 죽게 만드는 방식으로 고래를 잡았다. 고래의 복부에도 작살의 흔적이 있었는데, 이는 1차 포획 후 확인 사살을 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피고인 9명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하였다. 가장 중한 경우가 징역 2년이었다.


양형 이유 중 엄벌의 필요성


판결문에서는 엄벌의 필요성으로 크게 2가지를 언급했다. 하나는 피고인들에게 고래를 포획하는 행위가 심각하고 중대한 위법행위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동종 범죄의 경우 전과가 없으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상 가능한 형량에서 벗어난 강력한 조치만이 피고인들과 불법 고래 포획을 하거나 계획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하적 효과가 있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른 하나로는 밍크고래 포획의 위법성이 중하고, 이를 금지하는 것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인간은 생태계의 상위에 위치한 존재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가 “이 법은 야생생물과 그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ㆍ관리함으로써 야생생물의 멸종을 예방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함과 아울러 사람과 야생생물이 공존하는 건전한 자연환경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한 것도 언급했다. 고래 개체수의 감소로 생태계의 균형과 생물 다양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생물자원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인간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자연재해, 물이나 식량 부족,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예상치 못한 질병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편, 고래의 이로운 점으로 고래 한 마리가 생존할 동안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고, 산소를 생산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점을 들었다. 이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막거나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고래가 어족자원을 줄어들게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어족자원 감소는 인류의 남획이 주된 원인임을 들며, 고래 개체수 증가와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생각해볼 점


나는 양형 이유 중에 고래의 불법포획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일이다.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밍크고래뿐 아니라 야생생물 전체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인간과 동물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에 따른 올바른 행동을 개시할 때이다.


참고 문헌


법률신문, '밍크고래 불법포획' 선장·선원, 전원에게 실형… 법원, 엄중 처벌

https://www.lawtimes.co.kr/Case-Curation/view?serial=167488

(2021. 3. 26.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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