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물법 22] 수의사의 의료과오?

by 수의사 N 변호사

[이는 Milke v. Ratcliff Animal Hospital, Inc., 120 So. 3d 343을 각색한 것임을 밝힌다.]

[사실관계 및 판결]


원고는 6개월령 요크셔테리어 Slade의 소유자이다. 원고는 중성화 수술과 발치를 위하여 Slade를 Ratcliff 동물병원에 맡겼다. 그런데 Slade는 중성화 수술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죽었다. 이에 원고는 동물병원 측을 상대로 Slade의 죽음에 관하여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루이지애나 항소법원은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판결 Q&A]


1. 루이지애나 항소법원이 수의사의 의료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법원은 원고가 증거에 따라 크게 세 가지를 입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① 피고에게 적용 가능한 주의기준(standard of care) ② 피고가 그 기준을 위반한 사실 ③ 위반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그것이다. 그런데 법원은 기록에 따르면 피고가 주의 기준을 위반한 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Slade에게 수술 직후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점, 수술이나 마취 결과에 어떠한 보장도 없는 점, Dr. Pierce가 CPR을 적절하게 시행한 점 등을 언급하였다. 또한 법원은 원고가 전문가의 진술을 통하여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전문가의 진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한편 법원은 가사 원고가 피고의 주의기준과 피고가 이를 위반한 사실을 입증하였다고 하여도 위반과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원고가 제시한 영국 논문에 따르면 건강한 개가 마취와 진정(sedation)과 관련하여 죽을 확률은 0.05%, 즉 895마리 중 1마리로 극소수에 불과하였다. 또한 같은 연구에 따르면 47%의 개가 수술 후에 죽었고, 수술 후 개선된 관리로 치사율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법원은 과반이 넘는 53%의 개는 수술 후 개선된 관리와 관계없이 죽음에 이른다고 언급하였다. 이를 종합해볼 때 법원은 수의사의 의료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2. 사실추정칙(res ipsa loquitur)이란 무엇인가?


사실추정칙은 원고가 정황증거로만 피고의 과실을 입증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사실추정칙이 성립하려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① 과실이 없었으면 통상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 ② 원고나 제3자의 행위 같은 다른 요소에 의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 ③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의무 범위 내에서 피고의 과실이 존재할 것이 그것이다.


3. 루이지애나 항소법원이 사실추정칙에 근거하여 수의사의 의료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법원은 첫 번째 요건인 “과실이 없었으면 통상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았다. 법원은 앞서 언급한 논문에 따르면 건강한 개의 99.95%는 수술 후에 회복하며, 오직 895마리 중 1마리가 죽는다는 점, 통계 자체로는 0.05%의 치사율이 과실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이에 더해 법원은 죽음의 원인을 알 수도 있는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언급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아 법원은 동물병원 측이 Slade의 중성화 수술 후 개선된 관리를 하였어도 Slade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민해볼 점]


1. 수의사의 의료과오를 입증하려면 전문가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다고 생각하는가?


2. 우리나라의 입증책임의 완화 법리에 따르면 반려인이 세 가지를 입증하면 수의사의 의료과오가 추정된다. 세 가지 요건으로 ① 의료 행위 전에 반려동물의 상태가 양호하였을 것 ② 의료과실에 제3의 원인이 개입하지 않았을 것 ③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수의사의 과실이 인정될 것이 있다. 입증책임의 완화 법리와 사실추정칙을 비교・분석하여 우리나라 법리의 개선점을 모색하여 보자.


참고문헌

Kathy Hessler, Joyce Tischler, Pamela Hart, Sonia Waisman, Animal law: New perspectives on teaching traditional law, Carolina Academic Press (2017), p. 458-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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