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혼 후 반려동물을 기를 것인가?

by 수의사 N 변호사


이혼이란 단어만으로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런데 자식 같은 반려동물을 누가 키울지 다퉈야 한다는 건 극심한 두통 그 자체이지 않을까. 이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법 제도를 살펴보자. 개선점을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은 재산분할의 대상


현재 우리 법은 동물을 물건으로 본다(민법 제98조). 따라서 이혼 시 반려동물은 재산분할의 대상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혼인 후 반려동물을 구입하고 함께 돌보았다고 해보자.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 비율로 동물에 대한 권리가 존재한다. 이혼 시에는 당사자 일방이 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되, 상대방에게 시장 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충분할까? 동물은 생명인데 물건처럼 다루는 것이 타당한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당사자의 양육비에 관한 쟁점도 있다. 당사자 일방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비용을 모두 지불하는 것이 타당한가? 자칫 당사자에게 큰 부담을 지우게 되어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의식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미국 사법부의 동물 양육권과 관련한 시각


미국 판결에서는 ‘양육권(custody)’, ‘방문권(visitation)’이란 용어가 종종 등장한다. 이는 이혼과 관련해 동물을 물건이라기보다 생명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법원은 반려동물에 대한 양육권을 결정할 때 ‘반려동물에게 최선의 이익(the best interest of the pet)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마치 아이에 대한 양육권을 정할 때와 유사하다. 각 당사자와 반려동물 간의 관계, 반려동물을 양육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고려해 반려동물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당사자를 정하는 것이다.


가령 Conahan-Baltzelle v. Baltzelle 사건은 남편이 부인을 상대로 의제 유기(constructive desertion)와 정신적 학대(mental cruelty)를 이유로 이혼 청구를 한 사안이다. 법원은 남편에게 반려견에 대한 양육권을 주었다. 그 이유로 반려견을 보호소에서 발견하고, 입양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남편이라는 점을 들었다.


한편, 양육비에 관한 명령도 있다. 예를 들어, Dickson v. Dickson 사건에서 양 당사자는 반려견을 공동으로 양육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때 법원은 남편에게 양육비로 매달 최대 $150을 지급하라고 명령하였다.


미국 동물 양육권에 대한 법제


캘리포니아주(California), 알래스카주(Alaska), 일리노이주(Illinois)는 모두 동물의 양육권에 관한 법이 존재한다. 우선 알래스카주와 일리노이주는 이혼 후 동물에 대한 양육권을 결정할 때 ‘동물의 복지(well-being)’를 고려한다. 가령 Alaska Stat. § 25.24.160(a)(5)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단독 혹은 공동소유하는데, 동물의 복지를 고려한다(if an animal is owned, for the ownership or joint ownership of the animal, considering the well-being of the animal)”라고 규정한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반려동물의 돌봄(the care of the pet animal)’이란 용어를 '복지(well-being)'대신 사용한다. Cal. Fam. Code § 2605(b)에 따르면 해당 부분은 “법원은 반려동물을 돌보는 측면을 고려해 단독 혹은 공동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다(the court may assign sole or joint ownership of a pet animal taking into consideration the care of the pet animal)”라고 규정한다.


반려동물이 과연 재산분할 대상이어야 하는가


이혼 시 반려동물을 재산분할의 문제로 다뤄야 하는 것인가. 머지않아 동물에 대한 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권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관련법에 대한 제정이 화두가 될 수도 있다. 국민 정서를 반영한 법 정비가 필수적이다. 이 순간에도 이혼 후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이 어찌 없겠는가. 나는 당신의 고충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그저 이런 논의가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랄 뿐이다.


참고 문헌


윤 민, “반려동물 관련 분쟁 해결에 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서울시립대학교(2020), 46면.


Kathy Hessler, Joyce Tischler, Pamela Hart, Sonia Waisman, Animal law: New perspectives on teaching traditional law, Carolina Academic Press(2017), p. 843-844.


Rachael Bouwma, "How to Apply the 'Best Interest of the Pet' Standard in Divorce Proceedings in Accordance with Newly Enacted Laws", Animal Legal & Historical Center, Michigan State University College of Law(2019), pp. 7.


Tabby T. McLain, “Detailed Discussion: Knick-Knack, Paddy-Whack, Give the Dog a Home?: Custody Determination of Companion Animals Upon Guardian Divorce”, The Animal Legal and Historical Center, Michigan State University College of Law(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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