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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써니 Sep 02. 2024

퇴사 후 시드니에서 다시 찾은 나의 여름!

5성급 호텔 퇴사 후 첫 여행지: 시드니, 호주

"D- Day! 드디어 퇴사다!!!"


비록 실습생의 입장이었지만 8월 11일을 기준으로 나도 퇴사를 했다.

국내 유명 5성급 호텔에서 실습을 하는 경험이 어디 흔하겠느냐만은 나의 실습기간은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된 일명 '재즈의 시대'의 한 가운데에 와있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호텔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더 라운지 카페에서 유니폼을 입고 음료 제작 및 손님 응대, 서빙, 라운지 관리와 같은 업무를 하는 듯 해보였겠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엄격하고 제한적인 규율과 분위기는 서비스직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설명해도 와닿지 않을만큼 내게 피로와 환멸을 가져다주었다.


무작정 호텔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식음팀을 욕하려는게 아니다.

나는 원래 3D업종보다는 이론을 다루는 일에 강한 사람이고, 보수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고. 오랫동안 연구하거나 공부하고, 해당 업무를 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대체가 어려운 분야의 일만을 해왔기 때문에 나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습시절 찍은 사진들

"노비를 해도 대감집 노비가 최고지!!"


처음 내가 실습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친구가 해준 이야기이다.

물론 틀린말은 아닌 것 같다.


호텔에서 실습해본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비지니스 매너, 커피 머신을 다루고 음료를 제작하는 법도 배웠고 사회생활 경험이 거의 없었던 내가 짧은 기간동안 확실하게 사회란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나는 개인적인 성장과 자유가 억압되는 기분을 항상 느껴서 불안했다.


영문과 장학생으로써 교환학생까지 다녀온 나는 당연히 라운지로 근무를 지원할 때 "라운지라면 그래도 영어를 많이 쓰겠지?"라는 기대를 했는데 왠걸. 실수가 많으면 안되는 오더(order)상황에는 실습생 투입이 거의 안되고, 오더를 받더라도 쓰는 영어는 한정적이었다.


게다가 내가 배운 비지니스 매너도 '상석'이 무엇인지, 서빙을 할 때 어떤분들부터 드려야하는지 정도뿐이었다. 즉,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나는 항상 불안을 느껴야했다.


"이렇게 나의 마지막 여름 방학이 가는구나..."


대학생활에서 마지막 여름 방학인데 뭔가 이렇게만 흘러간다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참 좋은 여행사'라는 여행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패키지 여행이 나왔다고 가족여행을 엄마께서 제안하셨다.


호주?

단순히 풍경이 예뻐서, 해외 여행가는건 좋은거니까 호주가는 것에 동참한다는 생각을 한 것도 있지만 10개 정도 국가를 다녀보니 해외 여행을 떠나기 전 하는 생각이나 마음가짐, 배우거나 느끼고 싶은 것들이 마냥 단순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했던 생각은 "호텔 백사이드 (back side)에서 지내느라 잃어버린 나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되찾자!" 였다.


바다도 보고, 사막도 보고, 항구도 보고, 햇빛도 쐬고!

동물들도 보고 가족들이랑 시간도 보내고 도시도 보고 힐링도 좀 하구.


이렇게 단순한 마음에서 나의 시드니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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