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로 나아가는 여정
5성급 호텔에서의 퇴사 후 첫 해외여행지로 호주를 선택한 이유와 감정에 대해 지난 포스팅에서는 다루었다면, 이번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자유와 여유를 찾고자 했던 내가 찾은 호주 여행 1일차 기록이다.
모든 해외 여행이 그렇겠지만 역시 첫 만남(첫 인상)은 공항에서 시작이지!
얼핏 지나가면서 본 것이 다 이지만, 딱 전형적인 외국 공항 정도의 느낌이었다.
어찌 되었든 설레는 마음을 증폭시키기에는 충분한 단정하고 깨끗한 공항이었다.
갭 공원이라니...
처음 방문할 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
'공원? 심지어 이름이 Gap? 틈 공원이라니?'
뭔가 기대를 하면 안될 것만 같은 이름처럼 나에게는 다가왔다.
하지만 역시 함부로 무엇인가를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23년 인생 처음으로 화려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예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그 장단에 맞춰 흔들리는 바다와 윤슬.
모든게 있는 그대로 아름다웠다.
바로 옆에 돈리치 그로브라는 장소 또한 걸어서 방문했는데
내리쬐는 햇살이 따갑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고 화창한 숲.
그리고 우리가 온 것을 축복해주듯이 지저귀는 새 소리덕분에 13시간가량되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힘들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가이드님만의 스팟을 따라가 시드니 시내를 내려다보며 사진도 찍었는데
저 멀리 보이는 멋진 항구와 다리가 내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게해주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시드니 해양생물박물관도 들렀는데 솔직히 그곳은 너무 작기도하고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특별히 흥미로울만한 이야기도 없었다.
그래서 심심한 마음에 곧 박물관을 빠져나와 harbour Bridge를 구경했다❤️
개인적으로 첫째날 방문했던 장소 중 가장 예쁜 장소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아니, 제일 인상에 깊게 남은 장소였다.
유럽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한 덕분에 많은 국가의 항구도시를 경험하고 구경해보았지만 이렇게 깔끔하면서도 예쁜 항구는 처음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드니에서의 5일이 기대되기 시작했달까?
이때부터는 슬슬 사진이 줄어가는데 이유는 이제 풍경을 휴대폰에 담기보다는
이곳 사람들처럼 직접 눈, 코, 입, 귀, 촉감으로 느끼기로 생각을 바꿔갔기 때문이다.
호주 기준으로는 아직 초봄이라고 들었는데 해변에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비치 스포츠나 해양 스포츠는 확실히 경험해본 기억이 없고
(왜일까? 무서워서? 기회가 없어서? 아님 못한다고 눌림당할까봐? 솔직히 나는 놀림당할 것이 두려워서가 제일 큰 것 같다. 운동신경이 없는것도 민망한데 그 외에도 그냥 민망함이 있달까? 암튼 그렇다)
생각해보니 맨발로 해변을 걸어본 기억도 없는 것 같다.
(어렸을 때 부터 엄마가 발 다친다, 위험하다해서 항상 샌달이라도 신었고 실제로 맨발로 걸을 생각을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안하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잘 하든 못하든 파도에 갇히던 넘어지던.
자유롭게 서핑 연습도 하고, 자신의 취향대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맨 발로 해변을 걸어보았다!
뭐랄까, 생각했던 그 느낌과 그 촉감인데 뭔가 설렜다.
모래 입자가 너무 고와서 아무리 털어도 양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따뜻하면서도 꺼끌한 듯 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건조한 그 느낌에 빠져들어서 꽤나 오랫동안 그 해변을 거닐었다.
시드니의 젊은 연인들이 거의 필수로 온다는 시드니 천문대.
아까 내가 방문했던 항구와 Darling Habour까지 다 보이는 멋진 장소였다.
가이드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밤에 오면 야경이 또 엄청나다던데 나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정말 말 그대로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느껴졌다.
사진은 적당히 찍고 엄마랑 이야기도 나누고.
그저 저 아래 시내를 내려다보며 모든 현실과 고민을 잊고
오글거리지만 그냥 이 햇살과 풍경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다시 시내로 내려와서 커피 한 잔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었는데
저 멀리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보이더라.
솔직히 나는 오페라 하우스보다도 자연과 항구가 더 멋있었지만 나중에 실제 오페라하우스를 직접 들어가봤을때는 과연 생각이 바뀔지!
이러한 나의 심적 변화 또한 이 글을 쓰는 나의 재미요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