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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Sep 29. 2021

해야 할일을 자꾸 미루는 너에게

완벽은 절대로 완벽할 수 없단다.

요즘 엄마의 잔소리가 부쩍 많아져서 미안해. 아마도 네가 이제 정말 성인이 되었다고 엄마는 착각을 하는 것 같아. 이제 고작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뿐인데.. 그래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투덜거리면서 정작 침대에 누워서 빈둥거리는 너를 아직은 가만히 보지는 못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래.


하지만 네 마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엄마도 그랬으니까. 늘 발등에 불 떨어질 때까지 미루고 미루다 벼락치기로 중요한 일들을 마무리한 적이 엄마도 정말 많았어. 그리고 돌아서서 매일 후회했지. 좀 더 일찍 준비했더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말이야.


사실 게으름은 불안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단다. 엄마도 네가 할 일을 미루는 마음 뒤에 "정말 정말 잘하고 싶은 그 마음"이 있단 걸 알고 있단다. 그래서 네 나름대로 너무 고심하고 고민하고 걱정하고.. 그러다 보니 불안해서 또다시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며 네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을..


그러나 실패하고 싶지 않고, 처음 하더라도 완벽히 잘하고 싶은 그 마음이 오히려 너를 끌어내리는 족쇄가 되는 거야. 세상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고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그 완벽함을 추구하는 마음이 너를 너무 불안하게 하니까.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대신 성실함으로 주어진 일을 완수하는데 의미와 목적을 두길 바래. 그렇게 한 스텝 한 스텝 올라가다 보면 어느 새인가 잘하는 날이 오고, 네 스스로 잘한다고 느껴지면 언제가 능숙해지는 거란다. 실력이란 그렇게 쌓아 올리는 건물 같은 것이지 한 방에 날려 보내는 로켓이 아니거든. 엄마가 인생을 살아보니 그렇더라.


사랑하는 딸아, 진짜 휴식과 게으름의 차이가 뭔 줄 아니? 게으름은 절대로 너에게 휴식이 되어 주지 못한단다. 진정한 휴식은 너에게 힘이 되고 에너지를 주지만, 게으름은 너에게 수치심과 부끄러움만 가져다주게 되어 있어. 그렇게 스스로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네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겠지. 너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래.  남들이 이루는 성과와 성취에 기준을 두지 말고, 좋아보이는 일 멋이있어 보이는 일에 목표를 두지 말고,  네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 가길 바란다. 이전까지의 너의 자존감은 어쩌면 엄마 아빠가 만들어 준 것일 수 있지만, 앞으로의 자존감은 네가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성인이 된 앞으로의 네 인생의 자존감은 부모의 양육태도로 환경도 아니란다. 그야말로 스스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네가 만들어 가는 게 진짜 너의 자존감이 될 거야. 그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네게 맞는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들이다. 이 작은 성취와 성공들이 모여서 너의 자존감과 실력이 된단다. 때론 실패해도 괜찮아. 네 나이 때 바랬던 많은 것들은 사실 오 년만 지나면 쓸모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렇게 쌓고 무너지고 또 쌓고 무너지면서 너는 너에 대해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고 엄마는 믿는다.


좀 더 준비한 뒤에,  좀 더 고민해보고, 좀 더 알아본 뒤에가 아니라 ' 에라 모르겠다. 일단 시작해보자. 안되면 할 수 없지 뭐'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길 바래. 네 나이는 아직 그렇게 해도 괜찮아. 그렇게 네 인생이 도전과 실패 그리고 경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충만한 삶이 되길 엄마는 항상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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