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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zzyhyun Apr 21. 2023

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47마디

Cedar Walton-Naima(Live at boomers)



Artist - Cedar Walton


Title : Naima(Live at Boomers/New York, NY)


Record Date : January 4, 1973


Release Date : 1973


Label : Muse


Personnel 


Cedar Walton - Piano


Clifford Jordan - Tenor Saxophone(every tracks, but 2,6,7)


Sam Jones - Bass


Louis Hayes - Drums


Track Listing


1. Holy Land

 시더 월튼의 오리지널 중 하나로 그의 앨범들에서 심심치 않게 감상할 수 있다. 마이너 블루스 진행이지만 테마에서 피아노 솔로 연주와 밴드 연주가 번갈아가며 나오는 특이한 구성이다. 사실 ‘Holy Land'라는 곡의 진면목은 가사에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가수가 참여한 버전을 다른 앨범에서도 찾을 수가 없는데, 기회가 된다면 가사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There's a place we can go


if you take my hand,


in the sun and sand of a Holy Land


Close your eyes, realize


there's a sacred concert in the skies


We can live through 


the strain of a sacred plan,


in the burning sand of a Holy Land


Joy will be what we see in a place


where everyone is free


2. This Guy's Love in with You

 시더 월튼스러운 연주가 가득 들어찬 트랙이다. 특유의 블루지한 아티큘레이션 뿐 아니라 힘차면서도 정교하게 뻗어나가는 하드밥 선율, 리듬의 배치가 인상적이다. 클리포드 조던이 빠진 트리오 구성에서 시더의 리더십이 더욱더 빛나는데 그에 맞추어 연주해 나가는 샘 존스와 루이스 헤이즈의 보조 역시 발군이다. 특히나 본 앨범에서 샘 존스의 베이스 연주가 무척 뛰어난데, 개인적으로는 사이드맨으로 참여한 그의 수많은 앨범들 중에서도 발군이라고 꼽고 싶다. 


3. Cheryl

 찰리 파커의 블루스 곡으로 클리포드 조던의 솔로를 주의 깊게 들어보아야 한다. 단순한 밥 언어를 넘어 자신만의 색을 불어넣는 솜씨는 그가 이즈음의 시기에 기량의 측면에 있어 이미 더할 나위 없는 상태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조던의 즉흥연주 초반에서 시더는 고의로 컴핑을 생략함으로써 집중력을 배가하고 있으며, 중후반에 들어서도 소울풀한 리듬과 보이싱으로 다이내믹의 점진적인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솜씨로 보자면 나는 그가 호레이스 실버만큼 언급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아래에 시더 월튼이 클리포드 조던의 즉흥연주에 덧붙인 컴핑과, 그 자신이 즉흥연주 한 것의 채보파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youtu.be/ZuoMUEy4-Co


4. Down in Brazil

 부드러운 라틴 리듬에 중도를 지킬 줄 아는 서정미를 보이는 코드 진행까지. 당시 재즈신에 영향을 한창 미친 브라질 음악의 스타일을 짐작게 하는 시더 월튼의 오리지널이다. 시더는 이 곡뿐만 아니라 라틴 리듬을 사용한 곡을 다수 썼는데 유명한 ‘Bolivia'도 그중 하나다. 

 클리포드 조던의 매끄러운 연주는 특히나 이런 스타일의 라틴 넘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즉흥연주는 모티브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음악이 그냥 흘러가 버리도록 자유로이 풀어두는 매력을 보여준다. 


5. St. Thomas

 소니 롤린스의 오리지널을 네 사람이 최고의 명연으로 요리해낸 트랙. 클리포드 조던과 시더 월튼의 즉흥연주 모두 초반에는 라틴 리듬을 유지하다가 큐에 맞추어 빠른 스윙으로 전환하며 밀도를 높여나가는 방식으로 듣는 재미를 더한다. 또한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 중에서도 샘 존스와 루이스 헤이즈의 연주가 최고의 기량과 완숙함을 선보이는 자리다. 샘 존스의 베이스 라인은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처럼, 닿으면 베일 것 같은 칼처럼 리듬을 자르고 분배하며 루이스 헤이즈의 드러밍은 잘린 리듬을 정갈한 솜씨로 정리한다. 특히 후반부 루이스의 솔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들린 듯한 롤과 멜로디 솔로의 컴비네이션은 그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6. Naima

 본래 이 앨범은 ‘A Night at Boomers Vol.1’과 ‘A Night at Boomers Vol.2' 두 장으로 나뉘어 발매된 음반을 한 데 모아 만든 컴필레이션 형식이다. 그래서 일부 곡이 생략되거나 순서가 바뀌는 일이 벌어졌는데, 'Naima'의 경우 ’Vol.2‘의 첫 곡으로, 추측건대 이날 벌어진 라이브의 두 번째 셋(set)을 시작하는 스타팅이 아니었을까 한다. 다른 곡에 비해 유난히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고 떠드는 관객들의 소리가 근거다. 콜트레인의 이 아름다운 곡에 시더 월튼의 멋진 연주가 덧붙여졌건만 관객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시느라 정신이 없는 듯하다. 그런 소음을 듣고 있자니 괜스레 우스워지는 것은 그 때나 이 때나 관객의 소음을 뚫고 연주에 집중해 내야만 하는 뮤지션들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곡을 지나 다음 트랙인 ’All the Way'에서는 관객들이 조금 더 집중해 주는 듯하며, 시간이 흐르고 연주가 진행될수록 상황은 호전된다.


7. All the Way

 샘 존스가 조금 더 묵직하고 강한 피치카토로 발라드 연주의 빈 공간을 채워준다. 덕분에 시더 월튼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으로 적은 음들을 활용하여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즉흥연주에서는 느린 템포를 활용하여 다양한 스타일의 리듬과 속주를 쏟아 넣는데, 앞선 'Naima'가 진중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면 ‘All the Way'는 그와 반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8. I'll Remember April

 빠른 템포의 라틴 리듬을 활용한 인트로와 메인 테마가 전채 요리처럼 입맛을 돋우었다면 클리포드 조던의 즉흥연주에서부터는 업템포에서 제대로 맛을 내는 하드밥 연주가 시작된다. 그러나 조던의 연주는 쉽게 정점을 향해 끓어오르거나 달리지 않는다. 빠른 템포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실타래를 풀듯 선율을 차근히 이어나간다. 그래서인지 시더를 비롯한 다른 리듬 섹션들의 컴핑과 워킹 베이스도 아주 강한 악센트나 싱커페이션보의 사용보다 묵묵히 보좌하는 모습으로 조던의 연주를 뒷받침한다.


9. Blue Monk

 애초에 시더의 인트로 연주가 그리 빠른 템포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았는데 갑작스레 루이스 헤이즈가 속도를 내며 라이딩으로 지휘를 시작한다. 그러나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의 연주가 좀 더 긴장감을  가지라며 태세 변환을 요구받은 듯 팽팽해졌다. 샘 존스의 베이스 라인은 테마와 대위적인 선율을 오가며 수직, 수평적인 양면을 모두 보여주고 클리포드 조던의 즉흥연주는 Quotation(다른 곡의 테마를 잠시 인용해 연주하는 것)까지 포함해 아주 정석적인 모양새다. 

 사실상 라이브의 마지막 연주라고 할 만한 곡에서 시더 월튼의 즉흥연주는 그루핑, 더블 타임 등 다양한 리듬 변주를 선보이며 하드밥 피아니스트답게 통통 튀는 질감을 건넨다. 앨범 전체를 통틀어 아쉬운 것은 피아노의 녹음 상태인데, 마이킹뿐만 아니라 피아노의 컨디션 자체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오히려 날것의 느낌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시더 월튼의 연주를 그렇게만 감상하기엔 어쩔 수 없이 아깝다.


10. Bleeker Street Theme

 1분 3초의 짧은 블루스. 앞서 언급했다시피 본 앨범은 두 장의 라이브 앨범을 합쳐 만든 컴필레이션인데, 원래의 Vol.1 과 Vol. 2 모두 마지막 트랙을 본 곡 ‘Bleeker Street Theme'으로 하고 있다. 앨범에 수록된 연주들 중 가장 많이 등장한 곡이 블루스에다 마지막 곡마저 그렇다는 것을 떠올리면 시더 월튼의 본류가 어디인지를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시더의 밤은 새파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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