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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Maf Dec 27. 2023

인과법은 사회 규범이 아니라 자연법칙이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왜 잘 안될까?


인간은 인과성에 의존한다.


나는 이 세상이 정확하게 초기에 프로그램된 상대로 움직인다고 믿는다. 이 말은 F=ma라는 고전 물리학의 확정성이냐,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이냐가 아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과 확률이 지배하는 상태로 초기 프로그램 되어 있다면 정확하게 그 프로그램 대로 이 세상이 움직인다고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불확실하고 확률이 지배하든, F=ma로 고정되어 있든 아무런 상관없이 초기에 세팅된 상태로 이 세상이 돌아간다고 보는 것이다.


“이 세상에 인과성이 존재한다고 믿나요?”


라고 누가 질문한다면 나는 이 세상이 정확하게 인과성에 따라 움직인다고 믿는다. 다만



인과 관계에 대한 가치 판단은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하는 것이다.



라는 것이 내 신념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인과성을 믿게 되어있다. 인과성을 믿지 않으면 열심히 살 이유가 없어지니까.


이건 칸트가 신이 존재해야만 자신의 도덕적 삶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신의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이치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열심히 살면 좋은 결과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왜 결과가 나오지 않냐고 낙담할 뿐이다. 하지만 의식 깊은 곳에서는 대부분 원인과 결과가 있다고 믿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믿을 수밖에 없다.


만약 의식 깊은 곳에서 원인과 결과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 사람의 도덕성에 따라 그 사람은 신선과 같은 삶을 살거나 사이코패스와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인과성이 전혀 없는 삶이란 그런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인과 관계를 믿으면서 살 수밖에 없다. 그 인과 관계의 고리에서 “인”과 “과”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뿐이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왜 잘 안될까요?


예전에 법륜스님의 유튜브에서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했다


“불교에 분명히 연기법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정권이 바뀌고 사회제도가 바뀌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건 인과 관계가 안 맞는 것 아닌가요?”


이에 법륜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한다고 잘 되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이걸 사람들은 진짜 뼈를 때리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뼈를 때리는 말이 아니라 진리를 알려주는 말이다.


“열심히 산다”라는 그 가치 판단은 자연이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린 것이다. 자연은 인간이 열심히 사는지 열심히 살지 않는지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열심히”라는 그 개념 자체가 사회적인 개념이라 자연이랑 크게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열심히 노력해서 비가 오는가?



장미는 열심히 노력해서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꽃이 필 자연환경에서 꽃이 피는 것이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고, 힘들게 노력하면 다 잘되는 세상이라면 당연히 육체 노동자들이 재벌이 되어야 인과법에 맞다.


사람들이 인과법에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인과법에 대한 가치 판단은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한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를 하는데 상대편 골대가 아니라 자신의 골대에 계속 골을 넣은 축구 선수가


“왜 이렇게 골을 많이 넣는데 사람들은 자신을 욕할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듯이,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열심히 노력해서 골을 넣고 있는데 그것이 자신의 골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인과법은 자연법칙이다.


내가 마음공부를 하면서 확실하게 깨달은 점은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과 “잘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다.


나는 지금 대기업 사업장의 수장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수장을 맡고 확실하게 깨달은 점은 내가 미친 듯이 열심히 일 한다고 내 사업장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열심히 일 할수록 내 사업장의 직원들은 일이 늘어난다. 이건 100%다. 이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지랖이 넓고, 올라가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팀장 밑에서 일하면 무조건 일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런 수장 밑에서 일하는 조직원들은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수장이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조직이 되는 것이다.


이건 대기업의 대표이사가 사원이 쓴 보고서 하나하나 다 확인하면서 자신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이고, 주문이 들어오기도 전에 닭만 하루종일 열심히 튀겨 놓는 자영업자와 같다.


본인이 생각하는 “열심히”, “잘”이라는 개념은 그냥 본인의 판단에 불과하다. 그 본인의 판단에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은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그러면 열심히 살지 말라는 말인가요?”


아니, “열심히 살았다”는 자신의 판단이 인과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열심히라는 가치 판단은 “사회적”인 것이지 “자연적”인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인과법은 사회 규범이 아니라 자연법칙이다.



그래서 원인과 결과에 대한 판단은 자연이 한다는 생각을 무의식에 각인시켜야 한다.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이런 고민은 진짜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현상들을  왜 인간이 가치 판단을 하면서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는가?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받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풋에 스위치를 끄는 것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합당한 그 무언가를 줄 뿐이다.


그것을 인간이 합당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부당하고 느끼는 사람의 삶의 질은 완전하게 달라진다.


온전히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해서 살려면 가장 먼저 장착되어야 할 생각은 바로 이것이다.



자연이 주는 모든 것은 다 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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