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바깥에서 들리는 바람소리가 소란스럽다. 아침에 본 일기예보를 떠올린다. 우리 지방 3도, 비나 눈이 내린다고 했다. 창문을 세 겹이나 뚫고 실내를 들이닥칠 듯이 윙윙 댄다. 한밤중 바닷가 외딴집이었다면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다.
쓸쓸한 시간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 내 손으로 마음으로 털어 버릴 능력이 없다. 첫 날의 어색함이 적응되고 있다는 것도 두려우니 이도저도 아닌 알 수 없는 시간에 빠졌다.
바람의 거친 움직임이 내 맘을 휘젓는다. 방법을 찾아 움직이라고. 금방금방 일이 추진될 줄 알았는데 내 마음이 스스로 평안을 찾으려 한다. 울분의 분노가 나를 지탱해줘야 하는데 말이다.
책꽂이에 있는 책을 무조건 뽑아 들었다. "?? 년도 우수문학도서" 스티커가 호기심을 유발했다. 괜찮다. 끝없이 피어나는 몹쓸 생각의 끈을 차단시킬 만큼 집중이 된다. 기록하기 시작한 독서 목록도 늘고 있다. 피해망상에서 벗어나면서 새롭게 닥칠 충격에 대한 무장도 해야 하는데 방안은 전무하다.
나를 지지하는 모든 이들이 지원군이요, 돌파구로 향하는 원동력일 뿐이다. 새로운 꿈을 꿀 수 없도록 잘 꾸며진 서류를 들이밀어야 하는데 2주가 지났다. 화를 씻어낼 시간이었겠지만 허투루 보낸 시간 같아서 안타깝다.
오늘은 시집을 완독하고 준비한 새 책을 펼치기 전에 브런치를 구독했다. 내 앞에서 사라진 컴퓨터 때문에 글을 쓸 공간을 찾은 것이 혼자 있는 밴드였다. 오늘 새 장소로 옮겨온 용기 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