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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라운지 Jan 18. 2021

나만이래? 나만 이런 속옷이 필요한 거야?

[나에게 필요한 속옷은 어디에?]

#언제부터인가 시중에서 파는 속옷이 불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보통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몸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고 있는 사이즈의 속옷을 사면 잘 안 맞는 것 같고,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성인이 되어가면서 정말 누구에게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고민이 하나 생겼다. 바로 속옷, 브라 사이즈 때문이다. 정말이지 맞는 사이즈가 없다. 컵을 맞추면 가슴둘레가 안 맞고, 가슴둘레를 맞추면 컵 사이즈가 안 맞는 참 어려운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최근에 실제로 제품 개발을 위해 의뢰를 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한 이야기이다. 이미 개인의 취향에 의해 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지 않은 이유로 불편함과 필요성을 느껴서 새로운 속옷을 만드는 이야기는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왜 또 이주제로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그때 충분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이다.




패션 관련 수업 중에 한 가지 과목인 인체에 대한 수업이 있다. 사람의 신체에 대한 구조적인 지식을 익히고 그를 바탕으로 옷을 만들기 위해서 전공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다. 인체를 계측하는 세부 과정도 있는데, 실제로 이 계측은 평균치라는 숫자가 기록이 되어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 연령대에 해당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표현을 숫자로 했는데, 키와 허리사이즈 엉덩이 그리고 가슴둘레 등이 표기되어 있다. 바로 우리가 의류를 구매할 때 상품 정보에 표기되어 있는 정보이다. 예를 들어 95 사이즈라고 하면 가슴둘레 95cm이고 기타 총장의 길이가 어느 정도이고 또 팔 길이 그리고 목둘레 등등 다양한 정보가 표기되어 있다. 문제는 해당 사이즈에 맞는 사람도 있지만 안 맞는 사람들도 다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른 곳은 맞는데 길이가 짧을 수도 있고, 아니면 팔 길이 또는 목둘레가 안 맞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일반적인 사이즈가 안 맞는 사람들이 다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는 평균 사이즈가 아닌 평균의 범위 밖에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여러 명이 있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최근에 위의 사례처럼 기존의 평범함과는 다른 디자인 구조 사이즈를 위한 디자인 의뢰 건들 이 참 많이 있었다. 남들보다 튼실한 허벅지와 범상치 않은 허리길이 그리고 결정적으로 볼륨이 남다른 엉덩이 등 다양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이들 모두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냥 조용하게 불편함을 느끼고 입고 지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각자의 취향이 존중되는 시대가 되면서 각자의 느낌과 취향을 과감하게 이야기하고 그런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공감하고 동조하는 사람들도 용기를 내서 함께 취향을 공유하며 즐기는 분위기가 되었다. 여성들도 사각팬티를 입고 남성들도 보정속옷을 입으며, 다양한 이유와 취향으로 자유로운 컬러, 소재 등을 사용해서 다양한 의류를 그리고 속옷을 만들어 입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서 의류 또는 속옷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의 우리는 대량 생산에 큰 관심이 있었고 주류시장에서의 판매를 위한 상품이 아니면 개발도 안 하고 판매도 안 하는 그런 시대를 살아왔다. 롱테일 법칙에 의하면 주류가 아니라도 소수의 시장과 마켓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 시장을 간과하고 다들 큰 시장만 바라보며 애를 썼던 것이다.




나만 이래? 나만 이런 취향이 있는 거야? 또는 나만 이런 체형을 가지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하거나 숨기거나 할 필요 없이 과감하게 나만의 취향과 의견을 표시하여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을 여러 사람과 향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많은 독특함과 신선한 그리고 다양함이 묻어있는 그런 디자인을… ‘많은 새로운 디자이너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있었다. 디자이너는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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