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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치욱 Oct 05. 2022

영화마케터에게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

모든 질문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전 글들을 보셔서 아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영화홍보마케팅사에서 1년 4개월 동안(2021.05-2022.08) 독립영화 10편의 홍보마케팅 메인 업무를 담당한 전직 영화마케터입니다. 이 정도의 짧은 직장경력은 영화로 치면 단편영화 정도의 러닝타임이겠네요. 그래서 제가 별로 아는 것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누군가의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드릴 수 있을까 싶어 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제가 잠시 거쳤던 직업에 대해, 저의 이야기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신 분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재밌을 것 같아요 :)


[방식]

댓글을 통해 영화마케터 취업이나 혹은 제 글을 읽으면서 궁금하셨던 것을 질문 남겨주시면 답해드릴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질문 내용과 저의 답변은 본문에 정리해서 남기고, 댓글로 답변드렸다고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Q. 영화마케터가 되기 위해 무슨 준비를 하셨나요?


A. 가장 먼저 한 것은 영화홍보마케팅 수업을 들은 일입니다. 영화마케터에 한정해서는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영화홍보마케팅 강좌를 수강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여러 채용공고들에서 신입 채용을 할 때 관련 수업을 들은 분들을 우대한다고 밝히기도 하구요. 저는 한겨레교육에서 진행하는 4주짜리 주말반 수업을 들었으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같은 과정의 평일반을 들으셔도 되고 MBC아카데미나 로카 등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들으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했을 때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실제 현업에 뛰어들게 되면 다시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해서 수업은 최대한 간단한 과정을 선택해서 들었고 그 선택에 만족합니다.


그러고 나서 같이 수업을 들었던 분들 중 따로 스터디를 꾸려 매주 개봉작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기획서를 써보는 등의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이런 활동들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스터디를 통해 비슷한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을 덜고 소소한 정보 공유도 가능했던 점이 더 핵심이었습니다. 영화홍보마케팅 수업을 듣게 되면 수업에서 끝내기 보다는 스터디를 꾸려보는 것을 저는 추천합니다.


그 다음에는 독립단편영화 전문 배급사에서 운영하는 웹진의 객원필진 활동을 약 2달 동안 했습니다. 우연히 대외활동 공고들을 탐색하다가 지원하게 되었구요. 지원할 때, <벌새>의 각본집을 읽고 쓴 에세이(해당 글로 교내 인권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를 제출해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영화마케터가 되기 위해 쌓은 경력은 별 것이 없습니다. 많이들 해보는 영화제 자원활동가 경험이나 영화관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습니다. 그래서 무척 불안했고 초반에는 서류 단계에서 많이 떨어졌습니다. ppt로 서류를 내보기도 하고 자소서의 멘트를 유난스럽게 써보기도 했는데, 확실하게 튀는 서류를 낼 자신이 없다면 그런 식의 자소서 작성은 다소 위험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반 기업의 서류를 작성하듯이 자소서의 글을 다듬었고, 지원동기나 입사 후 포부 등은 지원하는 회사에 맞게 수정하면 됩니다. 그 후 서류합격률이 높아졌고, 영화마케터 준비 6개월 만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야든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나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현장에서의 경험은 전무했지만 에세이 공모전 수상 경력과 웹진 객원필진 활동 등으로 저의 글쓰기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영화마케터 특히 제가 일했던 오프라인 홍보마케터는 PR 직무에 속하기 때문에 글자료 작성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 점을 캐치해서 글쓰기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소소한 스펙을 보여줬고, 자소서를 쓸 때에도 정성껏 작성해서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Q. 저는 사실 ‘마케팅’보다는 시나리오나 촬영 자체에 더 관심이 많아요.

그렇다면 기획쪽 업무로 가는 것이 맞을까요?


A. 질문주신 내용 만으로 파악한다면 생각하시는 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처럼 홍보대행사에서 영화마케터 생활을 하게 된다면 이미 제작이 완료된 영화에 대해 개봉 준비를 하기 때문에 질문자께서 관심주신 내용을 어깨너머라도 배우기에는 부족해보입니다. '마케팅'은 통상 유통과 홍보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영화 '홍보마케터'라는 단어가 그래서 조금은 어색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영화마케터로 일을 하게 된다면 영화 산업에서 유통의 개념인 '배급'에 대해서는 그나마 간접 체험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배급사의 배급팀으로는 이직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저도 일천한 경력의 사회초년생이라 더 많은 내용을 알지는 못합니다. 애초에 배급사의 마케팅팀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면 배급사의 업무를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기에 제작과 배급을 겸하는 배급사라면 영화 제작 분야로 이직을 도모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 부분 역시 제가 아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Q. 배급 업무와 홍보마케팅 업무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A. 이해를 돕기 위해 경영학에서 배우는 간단한 개념을 빌려오겠습니다. '마케팅 믹스'란 일정한 환경적 조건과 일정한 시점 내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마케팅 수단들을 경영자가 적절하게 결합 내지 조화해서 사용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그 전략에는 전통적으로 4P 전략이 있는데요. 여기서 4P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채널(Place), 판매촉진(Promotion)입니다. 즉, 좋은 제품을 생산해서 시장의 상황에 맞게 가격을 적절히 조정하고 지역과 물류 등을 고려해 유통채널을 확보한 뒤 PR, 광고 등 판매촉진을 진행하는 것이 총체적인 마케팅 활동인 것이죠. 영화 산업에 이를 적용한다면 제작사는 제품을 생산하고, 극장은 가격을 결정하죠. 그리고 배급사는 유통을 담당하고 홍보마케팅사는 판매촉진 활동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영화 산업에서는 전통적으로 상품을 유통한다는 개념 대신 '배급(Distribution)'한다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옛날 헐리우드 영화 산업에서 영화의 희소성 때문에 배급사가 극장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었음을 '배급'이라는 단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질문해주신 내용에 대해 더 접근해본다면 배급사의 배급 담당자는 보도자료 작성 등 홍보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지는 않습니다. 배급 담당자는 극장과 상영 계약을 하고 부금을 정산하는 등의 실무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제가 배급업을 맡은 경험이 없는 지라 자세한 내용은 [영화는 배급이다](이화배 ), [영화 배급과 흥행](이하영 ) 등 시중에 나와있는 양질의 서적을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배급 담당자와 홍보마케팅 담당자의 업무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영화의 컨셉과 타겟에 맞게 극장을 선정해서 배급을 진행해야 하고 홍보마케팅도 그에 맞춰서 이뤄져야 하죠. GV 등의 극장 이벤트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그래서 보통은 배급사의 마케팅 팀이 배급과 홍보마케팅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줍니다. 홍보마케팅사에서 제안하는 컨셉이나 판촉 전략 등을 배급사의 마케팅 팀이 컨펌라인이 되어 최종 정리해주면 그에 맞게 배급 업무도 이뤄지는 식입니다. 그리고 어떤 영화가 홍보대행사를 끼지 않고 배급사에서 자체적으로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배급사의 마케팅 팀이 홍보마케팅사에서 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Q.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A. 우선 영화홍보마케터로서 취업을 도전해볼 수 있는 곳이 배급사의 마케팅팀, 그리고 온라인/오프라인 홍보마케팅 대행사 정도입니다. 저는 sns에서의 밝고 명랑한 글쓰기나 재치있는 이벤트 구상 등은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는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배급사의 마케팅팀과 오프라인 홍보대행사를 제 타겟으로 삼았구요. 사실 급여와 워라밸 등은 어딜 가나 비슷해서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잡플래닛 기업리뷰를 참고했습니다. 이전에 근무했던 분들의 한 맺힌 절규가 담겨 있어서 조직문화 등 회사 상황을 파악하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상업영화쪽과 달리 독립·예술영화쪽 회사들의 규모는 크지 않아서 잡플래닛 기업리뷰가 없는 곳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결정적인 기준은 그 회사의 라인업입니다. 저는 상업영화보다는 독립·예술영화를 더 애호하고 해당 분야에서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의미 있고 작품성 높은 영화를 세상에 소개해왔고, 또 소개할 예정인 회사에 지원했습니다. 제가 입사했던 곳도 그런 곳이었구요. 다만, 잡플래닛에 등록되지는 않은 곳이라 회사의 단점은 직접 겪으면서 알아가야 했답니다.


Q. 채용공고는 보통 어디서 확인하나요?


A. 영화계 취업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저는 크게 세 곳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1)씨네21 영화인 리크루트(http://cine21.com/community/recruit/)

: 제가 가장 애용했던 곳입니다. 채용공고 외에도 각종 특강 정보를 알 수 있기도 하고 들어온 김에 채용공고도 볼 겸 씨네21 사이트 내 재밌는 기사를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로카 구인정보(http://www.theloca.kr/HyAdmin/list.php?bbs_id=bo05)

: 영화산업에 진출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한 각종 강좌를 제공하고 있는 영화비즈니스 아카데미 로카(LOCA, Leader Of Cinema Academy)의 사이트 내 구인정보 란입니다.

3)영화진흥위원회 영화계구인정보(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infm/findJobList.do)

: 말 그대로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계구인정보 란입니다. 특이하게 구인정보를 올리는 담당자의 실명을 노출하는 곳이라 그 회사 대표 혹은 채용담당자의 이름을 걸고 구인을 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물론 그다지 의미는 없습니다.


유의할 점은, 어느 곳에 올라온 공고가 어느 곳에는 올라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채용공고를 탐색한다면 세 곳을 모두 둘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멀티플렉스 3사나 OTT 회사 등의 채용공고는 일반적인 사기업의 채용공고가 올라오는 보편적인 채용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관련 사업으로의 진출을 희망하신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일부 회사는 채용공고 등의 공개적인 방식이 아니라 소개 등의 폐쇄적인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으니 희망하는 회사의 채용방식이 궁금하다면 기존의 채용공고를 검색해보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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