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의 시크릿 스포츠?!
운동이 정말 싫다. 싫었다. 움직인다는 건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기 때문에 싫었고 땀 흘리는 거 자체를 즐기지 않아서 싫었다. 그래도 다이어트하려면 역시 움직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다 못해 걷기라도.
그래서 걸었다. 걷다가 문득 그나마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보자 싶었다.
고난도의 화려하고 힘든 운동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특히 공으로 하는 건 너무 무서웠다. 탁구공도 배드민턴도 순발력과 체력을 요하는 일은 싫었다.
그래서 뭐가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걸었다. 밥 먹으면 무조건 걸었다.
그러다 커브스 광고를 보았다. 30분 순환운동.
'오 30분만 하면 된다고?'
운동에 많은 시간을 쏟을 시간적 여유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나에게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은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거의 재활에 가깝게 운동을 해도 되기 때문에 더 그러했다. 가서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일단 내 목표는 출석이었다.
'왔다 갔다만 하자.'
그 생각을 지키는데만 몇 달이 걸렸다. 등록은 7월에 했는데 슬슬 나가볼까 하며 하루하루 출석이 목표가 된 것은 다이어트를 시작하고도 한 달 반이 지난 후였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걷기라면 누구는 달리기, 누구는 축구, 누구는 태권도... 운동은 참 종류가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단점이라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몇 번 해봐서 재미를 들이지 못하면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것.
하지만 생각을 좀 바꾸면 어쨌든 한 번이라도 시도를 해봤다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싶다. 어쨌든 모든 것은 시작이 있고 처음 한 번이 있는 거니까.
한두 달 해보고 재미없으면 갈아타는 것으로 이것저것 운동을 경험하는 것은 좋은 방식인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많은 시도를 하지 않았지만 일단 내가 지금 즐거운 운동을 찾아서 다행이었다.
얌전하게 운동을 했다. 출석이 목표인 시절을 한 달 지나고 또 약간 더 열심히 하는 시절을 지나고.
그렇게 하루하루 운동을 하는 것이 즐거워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 내 체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일 년을 넘긴 운동인이 운동에 대해 뭘 알겠냐마는 어쨌든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거 아닐까.
특별한 목표는 없다. '오늘도 잘 움직였구나.'가 최대 과제이다. 그렇게 매일을 채워나가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오늘도 다짐한다.
건강하자. 그러려면 좀 움직이자.
그것 말고는 내가 떠벌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나은 오늘도 조용히 꼼지락대며 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