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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구 May 15. 2024

LAM Test

면역력은 음식으로부터

2024년 4월 23일, LAM Test를 신청했고 이틀 후에 간호사가 집으로 와서 혈액을 채취해 갔으며 그 결과가 5월 7일에 나왔다. LAM은 Lymphocyte Activation Measurements의 줄임말로 면역세포능력분석이라는 뜻이다. 문창식 의사가 쓴 '암, 너는 누구냐'라는 책을 읽고 LAM Test를 알게 되었으며 내 몸의 면역력을 올려주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과학적으로 알려주는 국내 유일한 검사라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신청했다.

LAM Test 담당자와 간단한 전화 상담도 했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강식이나 보양식이 자기한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면역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암환자에게 추천한다고 했다.


총 127개의 식소재 중 82개를 신청했고 주로 평소에 자주 먹는 곡류, 육류, 해산물, 채소, 견과, 기호식품, 과일, 버섯, 생약 등이 포함되었다. 가격이 좀 비쌌으나 (1,225,000원)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면역력 수치가 어떠할지 궁금했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고 충격적인 것은, 나의 면역력 수치가 1478로 유방암 환자 평균 면역력 지수 1498보다도 낮다는 점이었다.


'주의'단계까지는 아닌 것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까.

평균보다 낮은 수치가 나오니 기분이 썩 좋지 않으면서도 암환자가, 그것도 두 번씩이나 암에 걸린 사람이

면역력 수치가 좋을 리가 없지 하며 지금이라도 이런 정보를 알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내 몸의 면역력을 가장 많이 높여주는 식소재로 10가지가 나왔는데 고농축비타민C, 배추, 게, 사과, 수박, 서리태, 둥굴레, 갈치, 시금치, 체리 등이었다. 기쁜 점은, 다행히 평소에 다 즐겨 먹던 것들이며 서리태만 좀 더 적극적으로 챙겨 먹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식소재는 총 7개였는데 밀, 새우, 민물장어, 호두, 감자, 상추, 바나나였다. 그중 호두와 바나나가 의외였다. 건강에 좋은 줄 알고 거의 매일 챙겨 먹었고 소화도 잘 되었기 때문이다. 민물장어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보양식으로 여기고 기력이 달릴 때마다 1시간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영등포에 있는 장어맛집을 찾아가곤 했는데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음식이란 걸 알고 나니 그동안 쓴 돈과 시간이 아까웠다.


또 한 가지 의외의 결과는 커피와 우유에 관한 부분이었다. 커피는 면역력을 128 Eu, 우유는 182 Eu나 높여주는 식소재로 나온 것이다.


커피와 우유를 끊은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다시 얘네들을 먹어야 하나?' 하는 의문이 생겼고 여러 가지 책과 의사들의 유튜브 영상을 토대로 찬찬히 생각해 본 결과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음식들은 굳이 찾아서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신, 어쩔 수 없이 나도 모르게 커피와 우유가 포함된 음식을 먹게 되었을 때 걱정하지 않기로 했고 (어차피 면역력 올려주는 식소재 들이니까), 한 번씩 미친 듯이 커피와 우유가 당겨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거 같으면 1년에 몇 번 정도는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느니 맛있게 먹고 그 만족감으로 몇 달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덤으로, 면역력도 올라가겠지?


합리적 결론인가 자기 합리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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