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흔
일요일
나태주
종일 두고 전화 한 통화
걸려오지 않았다
신문이 왔지만
펴지 않았고
티브이도 켜지 않았다
다만 볕바른 창가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난초 화분만 바라보다가
난초 화분 뒤에
산의 눈썹이며
흐린 하늘의 속살이나
흘낏거리다가
적막도 하나의
복락福樂이 아니겠냐고
일몰시간이 되어서야 입 속으로
조그맣게 중얼거려 보았다.
이토록 적막한 일요일
이렇게 조용한 일요일
이다지 편안한 일요일
가끔 필요하지요,
저는 바닷가에서 파도치는 바다를 보며 이런 하루 보내려고 합니다.
여름휴가 왔거든요
^^
바다멍, 책멍, 불멍, 별멍 예정입니다.
몇 해전에는 거미가 집을 짓는 걸 바로 앞에서 구경했어요.
올해도 와준다면, 거미멍도 좋습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