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스물다섯
비
천양희
쏟아지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구에겐가 쏟아지고 싶다.
퍼붓고 싶다.
퍼붓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구에겐가 퍼붓고 싶다.
쏟아지고 싶다.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재채기, 사랑, 가난이라죠?
시작되는 사랑의 마음은 비처럼 퍼붓고, 쏟아집니다.
그 사랑의 마음은 장마처럼 언젠가 끝나겠지만,
사랑의 형태가 변한다고 해서
사랑이 변하는 건 아니라고 믿어봅니다.
가랑비 같은 사랑도,
봄볕 같은 사랑도,
첫눈 같은 사랑도 있으니까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