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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같은 월급

시 아흔셋

by 설애

샐러리맨 예찬


함민복


쥐가 꼬리로 계란을 끌고 갑니다

쥐가 꼬리로 병 속에 든 들기름을 빨아먹습니다

쥐가 꼬리로 유격 훈련처럼 전깃줄에 매달려 횡단합니다

쥐가 꼬리의 탄력으로 점프하여 선반에 뛰어 오릅니다

쥐가 꼬리로 해안가 조개에 물려

아픔을 끌고 산에 올라가 조갯살을 먹습니다

쥐가 물동이에 빠져 수영할 힘이 떨어지면

꼬리로 바닥을 짚고 견딥니다

30분 60분 90분 - 쥐독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은

눈동자가 산초 열매처럼 까맣고 슬프게 빛납니다


월급이 나오는 날입니다.

스쳐가는 월급은 언제부터인가 숫자에 불과합니다.

여기저기서 퍼가고 나면, 쥐독합니다.


올해 최저시급은 10,030원입니다.

주는 입장에서는 힘들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률 반영하면 많이 오르지 못했습니다.


쥐꼬리도 구미호처럼
9개 정도 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쥐독하지 않은 삶이 올 것 같습니다.


[참고]

산초 열매는 제피라고 불리네요, 추어탕에 넣는 초피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저 까만 게 산초 열매예요. 생쥐의 눈과 닮았습니다.

함민복 시인은 어떻게 이 열매를 생쥐눈으로 연결시켰을까요? 대단합니다.

출처: https://m.1000yen.kr

[월급날 듣는 노래, 쉿~ 너만 들어, 중독성 있어]

https://youtu.be/s0nDrOM0BDU?si=uOH6KBGDxozCRC7C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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