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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추석에

시 백사

by 설애

추석


성명진


성묘를 간다

가시나무 많은 산을

꽃 차림 하고 줄지어 오르고 있다


맨 앞엔 할아버지가

그 뒤엔 아버지가 가며

굵은 가시나무 가지라면 젖혀 주고

잔가지라면 부러뜨려 주고......


어린 자손들은 마음 놓고

산열매도 따며

산길을 오르고 있다

도란도란 말소리가 흐르고

그렇게 정이 흐른다


산 위에 동그랗게 꽃 줄을 내는 일가족

오늘밤엔 꼭 요 모양인

달이 뜨겠다


성묘를 하러 가는 길에는

먼저 뛰어가는 아이들과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

가족이 이동하는 길에는

도토리와 밤이 떨어져있고, 메뚜기가 뛰어다닙니다.

봉긋한 봉분 아래는

할아버지와 그 형제들과, 조상님들이 계십니다.

성묘하고 나서

과일, 과자, 음료를 나누어 먹습니다.

동그랗고 동그랗게 모여서

달처럼 밝게 이야기 나눕니다.


모두 달처럼 밝은 마음으로,

오늘 하루 지내시기를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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