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삼십이
하얀 물고기
고등학생 설애
바다가
한 방울씩 한 방울씩
제 빛을 잃더니
어느덧 붉게 되었다
마주 보는 투명한
하늘마저 이젠
붉어지려 한다
오래전
하늘이 바다에 비치었던 그때
하얀 물고기가 살았다
그리고
파란 하늘에 반사되는
붉은 바다에
아직도 하얀 물고기는
살건만
그들의 혈액은 더 이상
하얗지만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쓴 시입니다.
그때, 예쁜 친구가 울었어요.
엄마 이야길 하면서요.
그 예쁜 친구가 하얀 물고기이고, 주변 상황이 붉은 바다이죠.
그 바다가 왜 붉어졌는지 적혀있지 않아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쁜 하얀 물고기가 자꾸 붉어져서 속상해요.
그 시절의 시를 다시 봅니다.
지나고 보니, 지나간 그 시절이 보물 같아서요.
색으로 상황을 다루는 대담함은,
이 선명함은,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아, 속상합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