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 송해
별과 같은 사람들의 묘비명
모험을 사랑했던 사람
영국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1950-1984)는 <보물섬>,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저자이다. 몸이 약해 시골에서 사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남태평양을 여행하고, 사모아 섬에서 6년간 지낸다. 그는 제국주의 시대에 살았으나 원주민들과도 잘 지냈다. 그 뿐 아니라 식민지 약탈, 인종 차별, 부족을 이간질시키는 만행을 고발하는 글을 투고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실어주는 곳이 없었으니, 그는 이 세상은 부조리하며 하이드와 같은 게 바로 내 나라 영국의 실체라며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한탄했다.
그는 원주민에게도, 이웃에게도 다정했다. 이웃집 꼬마 여자 아이가 자신의 생일이 2월 29일이어서 4년에 1번 생일을 맞이 하지 못했다고 슬퍼하자, 자신의 생일인 11월 13일과 바꾸어 주겠다고 하여 아이가 기뻐했다고 한다.
그는 "드넓고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무덤을 파고 나를 눕혀다오. 즐겁게 살았고 또한 기꺼이 죽노라."라는 멋진 문장을 유언으로 남기고, 묘비명을 이렇게 썼다.
Here he lies where he longed to be;
Home is the sailor, home from sea,
And the hunter home from the hill.
여기, 그토록 원하던 곳에 그는 누웠다,
뱃사람이 바다로부터 고향집에 돌아오듯
사냥꾼이 산에서 집으로 오듯이.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던 송해(1927-2022)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하다.
전국~
일요일 낮, 사람사는 이야기와 흥겨운 노래가 같이 하며, '딩동댕동'과 '땡'이 번갈아 가며 울리던 국민 프로그램의 진행자.
무대에 오른 사람들을 소개하며 정겹게 인사 나누고, 너스래를 떨었던 모습들.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을 소개하고 알리려고 이것저것 싸들고 오르던 풍경들.
그리운 그의 묘비명을 본다.
분단의 아픔을 온몸에 새기고
모두에게 웃음과 희망을 선사하였으며
누구에게나 존경받고 사랑받은 사람
모두의 아버지였던 국민 연예인 송해
여기 잠들다
별과 같은 희망을 선사한 사람들,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고이 잠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