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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산책

시 열넷

by 설애

여름 산책


헤르만 헤세


잘 여문 이삭 줄기,

너른 황금빛 바다가

바람에 일렁인다

말편자 박는 소리와 낫 만드는 소리가

멀리 마을로부터 들려온다


무덥고 짙은 향기가 풍기는 시절,

태양의 열기에 몸을 떨면서

황금빛 물결들이 벌써 무르익어

베일 채비를 갖춘다


정처 없이 떠돌며 순례하는 이방인,

나는 추수꾼이 낫을 들고 다가올 때

잘 여물어 베일 준비 되어 있을까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왈,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 실력이 없음을 걱정하라.


헤르만 헤세도, 공자도

스스로 잘 여물었는지 걱정하는군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합니다.

오늘, 내 실력을 키워 여무는 하루가 되시길...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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