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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시 May 30. 2024

사랑은 지독하고 끈질긴 것

오늘 나의 결핍은

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모든 조건이 같은 A와 B라는 사람이 있어. 근데 넌 이상하게 자꾸 A한테 더 마음이 가는 거야.

왜 그런 걸까?"


난 정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A한테 더 내가 필요할 것 같아서. 모성애를 자극하는 그런 거."


친구의 질문은 '내가 누군가에게 끌리는 가장 큰 이유'를 찾는 테스트였고,

나의 대답은 나와 아주 잘 맞는 답변이었다. 


생각해 보면 난 항상 그런 사람들을 만났었다. 

왠지 모르게 내가 필요할 것 같은 사람. 


하루 종일 나의 대답을 곱씹어 보다가 문득 이옥섭 감독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비슷한 결핍끼리 만나서 하는 사랑은 정말 지독하고 끈질기다고. 

나는 어쩌면 그동안 그런 지독한 사랑을 해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필요했던 게 너한테도 필요하구나. 

내가 느꼈던 부재를 너도 느꼈구나.  그럼 나의 존재가 너의 부재를 채워줄 있겠구나. 

하는- 그런 사랑.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게 아니라,

이런 이기적이고 치사한 게 사랑이라니. 


그래- 사랑은 이기적이고 치사하고 지독하고 끈질긴 거야. 

그런 거야 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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