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굴살 들여다 보기
이소라씨가 어느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다. 나는 당시 라면에 밥을 말고 있었다.
숟가락을 놓고 먹으려던 라면 밥을 버리고 그 문구를 식탁에 붙여 놓았다.
인생은 살이 쪘을 때와 안 쪘을 때로 나뉜다
그리고 과식을 할 때마다 그 문구를 바라 보았다.
이소라씨의 건강한 모습과 올바른 식생활이 생각나면서 숟가락을 놓게 되었다.
최근에는 앞에 두 글자를 붙여 넣었다.
‘인생은 얼굴살이 쪘을 때와 안 쪘을 때로 나뉜다’.
우리가 살 쪘는지 가장 먼저 확인할 수 부위가 얼굴이기 때문이다.
얼굴은 매일 매일 바라보는 신체 부위다. 매시간 매순간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다.
거울이 있을 때 자신의 뱃살을 비춰보는 사람은 없다. 얼굴을 비춰본다.
매일 매일 바라보는 얼굴이기에 우리는 얼굴의 미세한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다.
몸이 살찌면 얼굴도 살찐다. 하지만 우리는 ‘얼굴이 살쪘어’ 라는 표현을 싫어한다.
‘얼굴이 조금 부었어’ 라고 완만하게 표현한다. 살찐 얼굴을 인정하기 싫어서다.
스스로에 대한 자그만 위안이다. 그래서 부었다고 말한다. ‘내일 되면 괜찮겠지’ 라는 희망이 있어서다.
하지만 몸이 살찌면 얼굴도 살찌고, 얼굴이 살찌면 얼굴 붓기도 동반된다.
갑자기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큰 바위 얼굴이 비춰진다.
얼굴에는 지방만 있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바탕질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거울을 들여다보자. 무엇이 보이는가? 자신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눈이 보이고, 코도 보인다. 입도 보이고 머리카락에 감춰진 귀도 보인다.
얼굴라인도 보이고, 보기 싫은 주름과 피부 트러블도 보일 수도 있다.
더 자세히 보면 피부에 있는 작은 점도 보이고, 미세 잔주름과 모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 자세히 보면 뭐가 보이는가?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정도다. 피부안쪽으로는 들여다 볼 수 없다.
하지만 얼굴은 피부뿐 아니라 피부 아래 살(얼굴살)이 존재한다.
얼굴 살은 피부와 붙어 있으며, 안쪽으로는 뼈까지 연결된다.
피부와 뼈 사이에 존재하는 연부조직이 얼굴 살이다.
얼굴 살을 살펴보자. 먼저 피부 아래쪽으로 피하 지방층이 위치한다.
피하 지방층은 말 그대로 피부 아래에 있는 지방층이다. 사실 이 표현에는 어패가 있다.
피하 지방층은 지방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지방 사이에 바탕질이 공존하고 있다.
바탕질은 지방 세포와 세포사이를 채우고 있는 점액 상태의 물질을 말한다.
영어로는 매트릭스라고 한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제목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매트릭스’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뜻했다.
인공지능 AI컴퓨터가 만든 가상 현실이 매트릭스였다.
우리를 둘러싼 가상현실이 영화에서의 매트릭스였다면,
지방세포를 둘러싼 점액물질이 현실에서의 매트릭스다.
얼굴의 지방세포는 매트릭스 사이에 둥둥 떠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우리가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호흡을 통해 산소를 얻는다.
이 둘은 혈액을 통해 전신에 공급된다.
우리의 세포는 산소와 영양분 없이 살아 갈 수 없다.
이 두 재료로 에너지를 만들고 각 세포의 대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혈액에서 흘러 나온 산소와 영양분은 바탕질을 거쳐 세포에 전달된다.
얼굴의 미세혈관에서 나온 산소와 영양소는 바탕질을 거쳐 얼굴 지방세포로 전달되는 것이다.
마치 바다(바탕질) 속 존재하는 물고기(지방세포)처럼 바탕질의 바다에 얼굴지방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탕질로 공급된 산소와 영양분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얼굴의 지방이 건강하려면
바탕질이 깨끗하고 건강해야 한다.
바탕질이 더러워지고, 독소와 노폐물이 쌓이면
그 속에 존재하는 지방세포도 건강할 수 없다.
더러운 바닷물 속에서 물고기는 살수 없기 때문이다. 바탕질이 건강해야 얼굴지방도 건강해진다.
그런데 바탕질에는 스스로의 청결을 지킬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마치 도심의 더러운 물을 처리하는 하수 시스템과 비슷하다.
바탕질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 죽은 세포찌꺼기, 대사 산물등을 림프관을 통해 정리한다.
스스로의 자정작용을 통해 깨끗한 바탕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과량의 독성물질이 유입되거나, 림프관에 이상이 생길 때 문제가 발생한다.
독소가 처리되지 않고 쌓이는 것이다. 이때 처리되지 않은 독소는 바탕질을 더럽히기 시작한다.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급성 염증의 증상인 열감, 통증, 발진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미세 염증을 주변의 지방세포와 근육층으로 전달하기 시작한다.
염증이 생기면 주변 조직의 대사가 떨어지면서 수분 정체가 일어나게 된다.
림프관의 기능도 떨어지면서 순환도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바탕질의 염증은 지방세포에도 영향을 준다. 지방세포의 주 기능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다.
잉여의 에너지를 중성지방으로 저장하여 비상사태에 대비한다.
우리 몸이 기아 상태가 되면 지방세포에 저장된 중성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사용한다.
지방을 태우는 지방대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지방세포는 다양한 호르몬과 생리 활성 물질을 분비하기도 한다.
렙틴과 같은 식욕억제 호르몬을 분비하고,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방출하기도 한다.
특히 폐경이후 여성에서 발견되는 에스트라디올 같은 여성호르몬은 모두 지방세포에서 나온다.
또한 지방은 생리활성물질(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우리 몸의 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얼굴의 지방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다양한 염증매개 물질이 나오게 되며
살이 쪄도 문제가 발생한다.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방세포가 저산소증에 빠지는 것이다. 세포의 크기가 커져 기존의 산소로는 부족하게 된다.
지방세포의 기능은 더 떨어지고 더 많은 염증매개물질을 분비하게 된다.
바탕질이 더러워지고, 지방세포마저 염증이 생기면 근육층도 영향을 받는다.
얼굴 근육에 염증이 파급되는 것이다. 얼굴근육은 우리의 표정을 만드는 부위다.
우리가 팔을 구부리면 팔꿈치 관절을 중심으로 아래팔이 위팔로 굽혀진다.
팔 근육이 아래팔과 위팔의 뼈를 연결하기 때문이다. 근육이 수축하면 연결된 부위가 좁아지면서 가까워진다. 하지만 얼굴 근육은 뼈와 뼈의 연결이 아닌 뼈와 피부의 연결이다.
따라서 얼굴 근육이 움직이면 뼈가 이동하지 않고, 얼굴 피부가 뼈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특정 표정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다른 부위와 달리 얼굴근육은 뼈와 피부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탄력을 보강하고 처짐을 예방하는 근육이 있다.
이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얼굴은 처지게 된다. 얼굴 리프팅 근육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작고 갸름해 보이는 얼굴의 비밀은 바로 이 근육에 있다.
하지만 얼굴의 염증은 리프팅 근육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방해하게 된다.
이 근육의 역할이 줄어들고 퇴화하게 되면
얼굴이 처지고 커보이게 된다.
처진 얼굴은 커 보이기 때문이다.
얼굴살 관리는 결국 바지근 관리다.
바로 얼굴의 바탕질, 지방, 근육 관리다.
하지만 각각의 부위는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연결 고리에 있는 것이 바탕질이다.
바탕질의 바다위에 지방세포가 둥둥 떠 있으며, 위쪽으로 피부로 아래쪽으로 근육으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부위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알아야 우리는 얼굴을 관리 할 수 있다.
얼굴 관리는 건강한 얼굴살에 달려있다. 단순히 피부만 좋게 해서 자신의 얼굴을 관리 할 수 없다.
작은 얼굴, 붓지 않는 얼굴, 처지지 않는 얼굴은 얼굴살 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얼굴 살에 대해 관심을 가지자.
연예인 성형 수술에 관심 가지지 말고, 본인 얼굴 살부터 관심 가지자.
내 얼굴은 나만이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