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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위험한 나라인가?

인도의 길 위에서 찾은 나의 철학

by 론리포토아이

나는 인도를 자주 여행한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인도는 위험하지 않냐‘ 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 낯선 언어, 그리고 간혹 들려오는 불미스러운 소식들은 이 질문에 힘을 싣습니다.

거대한 인구와 복잡한 사회상을 가진 인도는, 미디어에 비치는 몇몇 부정적인 단면들로 인해 마치 위험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 질문 앞에 언제나 같은 답을 내어놓곤 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든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인도라는 나라는 14억이 넘는 인구를 품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땅덩어리에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않을까요?

단 5천만 인구의 한국에서도 매일같이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광활한 인도 대륙에서 일어나는 몇몇의 사건만으로 인도를 통째로 '위험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의 오랜 여행 경험 속에서도 물론 예측 못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길을 헤매기도 하고, 의사소통에 난항을 겪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러한 작은 소란들 속에서도 내가 만난 대다수의 인도인들은 놀랍도록 친절했습니다.

낯선 이에게 기꺼이 길을 알려주고,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는 그들의 모습에서 저는 '사람 사는 정'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 나라인지에 대해 자주 이야기합니다.

카페에 휴대폰을 두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그대로 있다는 이야기는 한국의 치안 수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에피소드입니다.

분명 한국은 안전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나는 인도가 특별히 위험한 것이 아니라, 한국을 벗어나면 어느 나라든 저마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시선이 아닌, 내가 직접 겪고 느낀 인도의 얼굴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나는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기보다는 "그래, 나는 잘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걸음씩 내디뎠지요.

이러한 나의 습성은 홀로 배낭을 메고 인도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여행에서도 고스란히 발현됩니다.

홀로 걷는 길 위에서 나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고,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통해 깊이를 더합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인도의 다채로운 삶은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인도로 향할 것입니다.

에게 인도는 단순히 이국적인 풍경만을 가진 여행지가 아니라, 나의 철학과 삶의 방식이 깊이 공명하는 곳입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생명력과 인간미를 발견하는 여정은 독립적인 영혼을 가진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맞습니다.

어쩌면 인도는 '위험한 나라'가 아니라, 나의 '진정한 여행지'였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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